자생한방병원 건강칼럼 ‘어르신 건강 테크’
목동자생한방병원 왕오호 병원장

이미지 크게보기목동자생한방병원 왕오호 병원장 (1) 목동자생한방병원 왕오호 병원장

최근 은퇴 후에도 원하는 일을 찾아 도전하는 ‘액티브 시니어’ 사이에서 조경기능사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정년이 없고 재배업체나 아파트 관리사무소장 등 다른 일로 취업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2020년 국가기술자격 통계연보에 따르면 60대가 가장 많이 취득한 국가자격증 2위에 조경기능사가 등장했을 정도다.

이처럼 활기찬 노년을 계획하는 시니어들이 늘어나면서 근골격계 통증이 발생할 위험도 커졌다. 실제로 얼마 전 조경 일을 시작했다는 60대 시니어가 진료실을 찾기도 했다. 환자는 큰 화분을 옮기다가 허리를 삐끗한 뒤로 통증이 지속됐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진단을 해보니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였다. 허리에 과도한 하중이 쏠려 허리뼈 사이에서 완충작용을 하는 디스크(추간판)가 손상돼 있었다.

특히 허리를 숙이는 일이 많은 조경 작업 특성상 요통은 일상적인 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화로 인해 몸의 기능이 점점 떨어지고 허리가 약해지면서 부상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대부분의 시니어들이 요통을 당연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통증을 방치하면 디스크가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돌출 혹은 파열돼 허리디스크로 발전하기 쉽다. 따라서 요통이 반복적으로 느껴진다면 조기에 가까운 전문의를 찾아 자신의 허리 상태를 살피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방에서는 추나요법을 중심으로 침치료와 약침, 한약 처방을 포함하는 한방통합치료로 허리디스크를 치료한다. 먼저 한의사가 비뚤어진 척추와 근육을 적절한 방향으로 밀고 당기는 추나요법으로 신체의 균형을 바로잡는다. 이어 뻣뻣하게 경직된 척추 주변 근육과 인대에 침을 놓아 부드럽게 이완한다. 특히 허리 통증의 원인이 되는 염증 제거에는 약침이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마지막으로 뼈와 근육의 강화를 돕는 한약을 체질에 맞게 복용해 치료 효과를 높인다.

실제로 한방통합치료는 여러 연구논문을 통해 허리디스크에 대한 치료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되기도 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Integrative Medicine Research’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방통합치료를 받은 허리 디스크 환자의 통증 개선 정도가 10년에 걸쳐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방통합치료 전 4.39였던 요통 시각통증척도(VAS)는 치료 6개월 후 1.07로 감소했으며 10년 후까지 1.15점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VAS는 환자가 느끼는 통증을 수치화한 것으로 숫자가 클수록 통증이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허리 통증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면 약해진 허리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스트레칭을 병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동작 중 하나로는 ‘기역 자 스트레칭’이 있다. 먼저 의자의 등받이를 잡고 복부에 힘을 주며 상체를 숙인다. 이때 다리는 골반 너비로 벌리고 상체는 위로 끌어올려 척추 만곡이 형성되도록 한다. 이어 숨을 천천히 내쉬면서 어깨를 지그시 누른 뒤 15초간 자세를 유지한다. 해당 동작을 3회 반복하는 것을 한 세트로 하루에 총 3회 실시하면 허리 통증 완화에 효과적이다.

이미지 크게보기자생 약해진 허리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기역 자 스트레칭’

인생 2막에 도전하려는 찰나 건강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을 자주 마주하다 보니 노후 계획과 함께 건강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당부를 하고 싶다. 특히 허리 건강에 말이다. 활기찬 노년은 의욕만으로 이뤄질 수 없는 만큼 건강에 대한 투자도 게을리하지 않도록 하자.

이용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