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징계로 인한 당원권 정지 상태로 지역을 돌며 지지층과 만나고 있는 이준석(왼쪽) 국민의힘 대표가 19일 강원 춘천의 한 닭갈비식당에서 김진태 강원도지사로부터 홍삼액 선물을 받고 있다. 페이스북 캡처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징계가 결정된 후 지방을 돌며 지지층을 직접 만나고 있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부산에 이어 강원을 찾았다. 특히 이들 지역이 이 대표와 각을 세우고 있는 당내 대표적인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의원들의 지역구가 포함된 곳이어서 정치적 의미가 담긴 행보로 풀이되고 있다.

이 대표는 19일 강원도 춘천의 한 닭갈비 식당에서 청년 당원들과 만나 대화를 나눴다. 강원도는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지역구가 있는 지역이다. 이 대표는 20일 새벽 SNS에 올린 글에서 “대선 기간 중에, 지선 기간 중에 담았던 강원도와 춘천의 이야기, 잊지 않고 지켜가겠다”며 “강원도의 교통은 더 좋아져야 하고, 지역의 특성에 맞는 산업은 더 발달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 “(강원도는) 준수도권으로, 데이터센터와 같은 최신 첨단산업이 많이 유치되기를 기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미지 크게보기 징계로 인한 당원권 정지 상태로 지역을 돌며 지지층과 만나고 있는 이준석(맨 윗줄 가운데) 국민의힘 대표가 19일 강원 춘천의 한 닭갈비식당에서 지지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또 이 대표는 이날 김진태 강원도지사와 만찬 회동을 가지기도 했다. 김 지사는 회동 후 SNS에 “제가 전에 단식 농성할 때 이불을 선물 받은 보답으로 강원도 홍삼액을 선물했다”며 “근데 워낙 씩씩해서 홍삼액은 제가 더 필요해 보였다. 인생 뭐 있나요? 이렇게 사는 것”이라고 전했다. 김 지사는 앞서 지난 11일 이 대표의 징계에 대해 “강원도를 5번이나 방문해 선거운동도 많이 도와줬는데 개인적으로는 좀 마음이 아프다”며 “어떤 식으로든 우리 당이 빨리 정상화되기를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7일 같은 당 장제원 의원의 지역구가 있는 부산의 광안리 수변공원에서도 지지자들과의 만남을 가졌다. 이처럼 대표적인 ‘윤핵관’ 의원들의 지역구가 있는 곳들로 이 대표가 지지층 다지기 행보를 이어가는 것은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시각이다.

한편 이 대표는 당 중앙윤리위원회의 징계 결정에 대해 재심 청구 및 법원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을 하지 않은 채 현장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법적 절차보다는 지지층을 규합하는 정치적 대응으로 위기를 풀어가겠다는 의중으로 보인다.

징계 결정 후 잠행을 이어가던 이 대표는 지난 12일 처음으로 호남인 광주 시내에서 청년 당원들과 만남을 가졌고, 14일에는 ‘해당 지역을 방문할 때 먼저 연락하겠다’며 페이스북에 만남 신청서를 게시했다. 이후 이 대표는 17일 부산 광안리에서 신청서를 제출한 당원들과 만났다. 이 대표 측에 따르면 이날까지 이 대표와의 만남 신청서를 제출한 이들은 80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