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동권리 옹호 Child First! -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그린 캠페이너’

이미지 크게보기 경기 시흥시 가온초 학생들이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교실에서 기르던 공기 정화 식물을 가정에서도 돌보고 있는 모습.

시흥 가온초등교 5학년 186명
3개월 동안 기후환경교육 이수

기르던 ‘식물’ 방학땐 집서 돌봐
탄소배출량 줄이는 방법도 공유

기후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
집에서는 일회용품 줄이기 실천

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6월 22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기후환경교육 ‘그린 캠페이너’를 이수한 경기 시흥시 가온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이 폐지를 이용해 만든 피켓을 들고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기후환경교육을 받은 후 무엇보다 친구들과 지구의 미래에 대한 얘기를 많이 나누게 돼 좋아요. 어느새 우리 반 모두가 ‘그린 캠페이너’가 됐어요!”

경기 시흥시의 가온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조예진(12) 양은 최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기후환경교육 ‘그린 캠페이너’를 이수한 뒤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가온초 5학년의 7개 학급 학생 186명은 지난 4월부터 약 3개월 동안 진행된 그린 캠페이너 활동을 통해 피켓 들기와 포스터 그리기 등 관련 캠페인에 참여하고 탄소중립 교실 조성에 직접 나서면서 ‘꼬마 환경운동가’로 거듭났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이번 기후환경교육의 초점이 아동들이 기후시민으로 갖춰야 할 지식과 역량을 키우도록 하는 데 맞춰졌다고 설명했다. 아동은 기후위기가 발생했을 때 성인보다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고 미래 환경을 가꾸고 책임질 행동의 주체라는 점에서다. 최근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는 세계적인 기후위기에 주목하며 ‘환경과 아동권리’를 일반논평 의제로 선정하기도 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이러한 인식을 기반으로 아동들이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다양한 환경운동을 펼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먼저 가온초 5학년 학생들은 4월 한 달간 ‘기후위기 현상과 이해’ ‘기후위기 세부 이해 및 대응방법 공유’ 등을 주제로 4회에 걸친 기후환경교육을 받았다. 이 시간 동안 기후위기로 인해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현상과 원인을 파악해보고, 기후위기의 의미와 심각성을 깨닫는 활동도 했다. 이어 △기후위기와 아동권리침해 △기후위기와 기후난민에 대한 이해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실천방안 공유 등 세부 소주제에 대해 얘기하는 시간도 가졌다. 교육을 이수한 이준열(12) 학생은 “이전에는 기후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보지 않았지만 이대로는 우리가 살아갈 환경이 없어질 수도 있겠다는 공포감마저 들었다”며 “집에서도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를 실천하고 있는데 이런 방법들을 널리 알려서 지구를 지키고 싶다”고 말했다.

교육에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5월 한 달간은 학생들이 직접 캠페인을 기획하고 진행했다. 학생들은 폐지로 직접 만든 피켓에 기후위기의 심각성과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실천 방법을 공유하는 메시지를 적어 들고 다니면서 캠페인을 벌였다. 또 교내외 인식개선 차원에서 기후위기 대응 포스터를 만들어 전시하기도 했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가정통신문을 제작해 가정에 배포하고 앱을 활용해 관련 일지를 기록하도록 했다. 6월에는 학생 투표를 통해 캠페인 활동을 가장 우수하게 마친 반을 선정했다. 최우수 반으로 꼽힌 5학년 5반 학생들은 탄소중립 교실을 몸소 꾸며보는 기회를 가졌다. 학생 개개인이 각자 교실에서 기르던 공기 정화 식물을 방학 동안 가정에도 가져가 보살피면서 일지도 작성해 실질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방법을 연구하고 체험했다. 이번 프로그램을 담당한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기 아동옹호센터의 이시현 씨는 “그린 캠페이너 활동은 단순히 기후환경교육에 그치는 게 아니라 지속 가능한 대안을 제시하고 아동을 환경운동의 주체자로 성장시킨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며 “지속적으로 사업을 확장해 더 많은 아동들이 기후위기를 깨닫고 행동하는 기후시민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