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 사태에 법적 절차 통한 ‘버티기’보다
실질적 지지층 결집으로 당내 입지 보강해
위기 정면돌파하는 정치적 대응책 택한 듯

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8일 당원권 6개월 정지 징계를 받은 이준석(앞줄 왼쪽 두 번째)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부산 광안리 수변공원에서 돗자리를 펴고 앉아 지지자들과 만나고 있다. 페이스북 캡처

‘성 상납 및 증거인멸 의혹’ 등으로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징계를 받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법적 대응 등 ‘버티기’로 맞설 것이란 예상과 달리 직접 현장에서 지지자들을 결집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부산에서 돗자리를 펴고 수 시간 동안 지지자들과 직접 소통한 이 대표는 다음 행선지로 강원도를 지목하며 현장 행보를 계속할 것임을 예고했다.

이 대표는 17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부산 광안리 수변공원에서 무려 4시간이 넘게 당원들과 각자 가져온 음식을 먹으면서 정치와 정당에 대해 토론하고 이야기했다”며 현장 사진과 동영상을 함께 게시했다. 사진에서 이 대표는 공원 바닥에 돗자리를 펴고 많은 당원들과 함께 한 모습이었으며 특히 2030세대로 보이는 젊은 층의 참석자가 많았다. 이 대표는 특히 “따로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SNS를 통해서 자발적으로 이렇게 모일 수 있는 것이 새삼 새롭게 느껴진다”고 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8일 당원권 6개월 정지 징계를 받은 이준석(왼쪽 아래)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부산 광안리 수변공원에서 돗자리를 펴고 앉아 지지자들과 만나고 있다. 페이스북 캡처

특히 그는 이번 현장 행보를 통해 자신감이 붙은 듯 “다음 행선지는 강원도”라고 공개적으로 예고했다. 이 대표는 앞서 이달 8일 윤리위의 징계 결정 이후 첫 닷새 동안에는 외부와 접촉을 끊는 잠행을 이어가다 지난 13일에서야 광주 무등산에 오른 모습과 관련 게시글을 SNS에 공개하며 외부와의 소통을 재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부산 행보부터는 SNS를 통해 공개적으로 당원 및 지지자들과의 만남이나 소통 행사를 예고하고 있다. 또 지난 8일을 시작으로 11일(월요일)과 16일(토요일) 등을 지목하며 ‘당원 가입하기 좋은 날’ 시리즈를 이어가며 이 대표 자신을 직접적으로 지지하는 이들을 당내로 끌어모으고 있다.

앞서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윤리위 징계에 불복하며 재심이나 징계 효력을 중지시키는 법적 대응 등 ‘버티기’에 나설 적이란 전망이 나온 바 있다. 그러나 실제 윤리위 재심 청구 기한인 이날까지 이 대표는 재심 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법원에 징계 효력 정지 등에 관한 가처분 신청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이 대표는 이 같은 법적 절차를 통한 대응보다는 지지층 결집을 통한 정치적 대응 방침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도 이 대표 입장에선 당분간 전면에 나서기보단 물밑에서 당내 우군을 늘리는 전략을 취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박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