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감원, 금리급등·상환능력 분석

최저 생계비만 써도 상환 불가능
120만명은 건보료만 내도 못갚아

평균 대출금리가 현재보다 2∼3%포인트 오른다면 대출자 약 190만 명은 최저생계비만 쓰며 생활해도 대출 원리금을 갚지 못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금융감독원은 이 같은 내용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지난 15일 임원회의에서 공유했다고 18일 밝혔다. 스트레스 테스트는 금융권의 급격한 변동 상황에 대비해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측정해보는 작업이다.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금감원은 올해 3월 말(3.96%)보다 평균 금리가 3%포인트 상승할 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70%를 초과하는 대출자가 19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3월 말(140만 명)에 비해 50만 명이 증가한 규모다. 부채 금액도 3월 말 기준 357조5000억 원에서 480조4000억 원으로 122조9000억 원이나 늘어난다는 계산이다. DSR 70%는 소득에서 최저생계비를 제외했을 때 원리금을 감당하지 못하는 대출자로 분류된다.

같은 기준으로 DSR 90%를 초과하는 대출자는 30%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DSR 90%는 소득에서 소득세, 건강보험료 등 세금을 내고 나면 원리금을 갚지 못하게 되는 경우다. 금감원은 3월 말보다 평균금리가 3%포인트 상승하면 이런 상황에 놓이는 대출자가 90만 명에서 120만 명으로 증가한다고 봤다. 부채 금액도 254조 원에서 336조 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DSR 90% 초과 대출자 비중은 제2금융권의 경우 8.4%(62만 명)에서 10.3%(76만 명)로, 자영업자는 10.2%(21만9000명)에서 13%(28만 명)로, 다중 채무자는 8.7%(33만2000명)에서 12%(45만6000명)로 급증하게 된다.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은 금리 상승기를 맞아 2금융권에서 대출이 많은 자영업자의 연착륙을 적극적으로 유도할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중·저신용자에 원활하게 자금을 공급하기 위해 2016년부터 중금리 대출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중금리 대출 공급액은 2016년 1조3000억 원에서 지난해 21조5000억 원으로 급증했다.

정선형 기자 linea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