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탈북 어민이 지난 2019년 11월 7일 판문점을 통해 북송되는 과정에서 북한군이 팔을 붙잡자 끌려가지 않으려고 엉덩이를 뒤로 빼고 발버둥치고 있다. 통일부 제공

“직원이 개인적으로 휴대전화로 촬영…국회에 제공 여부 법률검토”
MDL 넘지않으려 저항한 상황 담긴 듯…공개 시 파장 예상

지난 2019년 탈북 어민들이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송환될 당시 촬영된 영상의 존재가 공식 확인됐다. 영상에는 이들 어민이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을 넘지 않으려고 강하게 저항하며 남긴 음성이 담긴 것으로 보여, 공개될 경우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통일부는 2019년 11월 판문점을 통해 이뤄진 ‘탈북 어민 북송’ 당시의 영상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통일부는 앞서 지난 12일 어민 북송 상황을 담은 사진 10장을 공개한 바 있다.

통일부는 이날 입장 자료를 통해 “당시 현장에 있던 직원들을 대상으로 개인적으로 촬영한 영상이 있는지에 대해 확인한 결과 당시 현장에 있던 직원 1명이 개인적으로 북송 과정을 휴대폰으로 촬영하였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통일부는 다만 “해당 영상은 개인이 촬영한 자료로서 통일부가 공식 관리하는 자료가 아닌 만큼, 현재 국회 등에 해당 영상을 제출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법률적인 검토를 진행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통일부가 영상의 존재 사실을 공개한 데다 국민적인 관심이 큰 사안인 만큼, 법률적인 검토가 끝난 뒤에 국회 또는 언론을 통해 해당 영상이 공개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 영상은 북송 당시의 상황에 대한 실체적 진실 규명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동영상의 존재는 통일부가 지난 12일 공개한 탈북 어민 북송 당시 사진 10장 가운데 한 장에서 한 관계자가 휴대전화로 현장을 촬영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알려지게 됐다.

앞서 통일부가 공개한 10장의 사진 속에는 사복 차림의 경찰특공대원 8명이 포승줄에 묶인 채 안대를 착용한 탈북 어민 2명을 군사분계선으로 끌고 가는 장면이 나온다. 어민 중 한 명은 군사분계선에 다다르자 상체를 숙인 채 얼굴을 감싸며 군사분계선을 넘지 않으려고 강하게 저항했다. 이 과정에서 해당 남성이 옆으로 넘어져 정부 관계자들이 일으켜 세우는 모습이 사진으로 남았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