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위원장, ‘노조가 방송 좌우’ 권성동 발언에
"朴정권 시절 공영방송 통제한 증거 다 드러나" 반박

이미지 크게보기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5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제20대 대통령 MBC 불공정 보도 백서’를 들어보이며 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전날 일부 방송사들에 대해 "솔직히 언론노조가 좌지우지하는 것 아니냐"고 언급한 것에 대해 언론노조 측은 "국민의힘은 한마디로 말하자면 방송장악에 있어 전과집단"이라고 비판했다.

윤창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권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박근혜 정권 때 민정수석이었던 김영한 씨의 비망록을 통해서 공영방송들을 어떻게 통제했는지 증거로 다 드러났고 그게 탄핵의 한 원인이 되지 않았냐"며 이같이 말했다. 권 원내대표의 이번 발언이 ‘여당의 방송 장악은 불가능하다는 주장을 하기 위한 정황 근거로 제시된 것 같다’는 진행자의 언급에 윤 위원장은 이같이 답하며 "그게 100년 전 일인가. 10년도 안 된 아주 최근의 역사"라고 강조했다.

진행자는 이날 ‘사실 권 원내대표의 발언 이전에도 노영방송 같은 표현이 많이 나온 적이 있다’고 묻기도 했다. 그러나 윤 위원장은 "그런 논리라면 윤석열 정부는 일각에서 주장하는 대로 검찰공화국이라는 주장을 받아들이고 그런 논리를 주장해야 한다"며 "노조에서 과거에 활동했던 분들이 경영진이 돼서 경영을 하기 때문에 ‘노영방송이다’ 이런 논리 구조를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그는 "그렇게 따지면 한국노총 출신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취하는 노동정책의 책임은 윤석열 정부의 책임이 아니고 한국노총에 있는 것인가"라며 "검찰 출신 윤석열 대통령 치하에서 지금 물가가 치솟고 경제난이 벌어지는 건 검찰 책임인가, 윤석열 정부 책임인가"라고 반문했다.

윤 위원장은 이날 일부 방송사에 대해 ‘민주노총 산하의 언론노조에 의해서 좌지우지되고 있다는 이런 인식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농담조로 "좌지우지 하고 싶다"며 "비정규직 문제 좀 해결하게, 지상파 방송들 비정규직 문제 너무 심각하지 않냐"고 말하기도 했다.

전날 권 원내대표는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KBS를 비롯해서 MBC 다 민주노총 산하의 언론노조에 의해서 좌지우지하는 방송 아닌가, 솔직히 얘기해서"라며 "사장 임명권이 대통령한테 있지만 사장이 임명했다고 해서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민주노총 소속 노조원들이 사장 말을 듣겠나"라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집착하는 것에 관해 ‘여당이 방송을 장악하려고 해서 우리(민주당)가 과방위를 맡아야 한다는 입장 같다’는 진행자의 질문에 "우리 여당이 어떻게 방송을 장악할 수 있겠나. 장악할 방법이 없다"며 이같이 답한 것이다. 이에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여당인 국민의힘이 과방위를 맡겠다고 억지·과욕을 부리고 있다"며 "방송장악 의도를 서슴없이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박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