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중국 우시시의 한 지역이 주민들 손등에 찍은 ‘코로나 음성 확인 도장’ 사진. 중국 위챗 유포 사진

中 지역당국의 몸에 ‘코로나음성’ 도장 찍기 정책에 “사람이 돼지냐” 비난 봇물

베이징=박준우 특파원 jwrepublic@munhwa.com

중국의 한 도시에서 시민들의 몸에 코로나19 음성 확인 도장을 찍는 일이 벌어져 주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또 산부인과 병동에서 코로나19 양성 사례가 발생했다며 갓 출산했거나 출산 직전인 임산부들과 신생아들을 대거 집단 격리하는 등 코로나19 재확산 속에서 ‘제로 코로나’ 달성을 위한 ‘막무가내 행정’이 되풀이되고 있다.

웨이보(微博) 등 중국 내부 SNS에선 지난 5일부터 장쑤(江蘇)성 우시(無錫)의 한 지역 주민들의 손등에 코로나 음성 확인 도장이 찍힌 사진이 퍼져 누리꾼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이 지역 관리들은 코로나19 방역 관계로 이동 금지 대상으로 지정됐다가 다시 이동이 허용되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몸에 직접 도장을 찍었고, 심지어 이 도장 자국을 사흘간 그대로 유지하라고 요구했다. 많은 중국인은 가축 도살장의 검역 확인 도장을 연상케 한다며 사람을 짐승 취급했다고 비판했다. 한 웨이보 사용자는 “시장에서 돼지고기 검사도장을 찍듯이 사람에 도장을 찍고 있다”라며 “반드시 관계된 책임자들을 문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사람 손등에 동물 검역 도장 같은 것을 찍는 행위는 권한을 남용한 것으로 (시민) 권리에 관한 마지노선에 도전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대중의 분노가 커지자 당국은 6일 “업무 담당자가 단순하고 거친 일 처리로 주민들에게 걱정과 불편함을 끼쳤다”고 사과하면서도 그 책임은 실무자에게 돌렸다.

또 중국 인터넷에서는 6일부터 우시 인민병원 산부인과 병동의 임산부와 갓 태어난 신생아들이 구급차와 버스에 실려 다른 격리 시설로 옮겨지는 영상과 사진이 퍼졌다. 현지 당국은 이 병원 산부인과 병동에서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한 건 발견되자 안에 있던 모든 이들을 다른 곳으로 격리하는 조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네티즌들은 임산부와 신생아들을 무더운 여름 날씨에 옮기는 과정에서 의료사고가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병원 측이 해당 병동을 폐쇄 운영하는 편이 바람직했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SK하이닉스, LG화학 등 한국 기업들이 많이 진출해 있는 우시는 최근 장쑤성에서 코로나19 확산이 가장 심각한 지역으로 여러 주거단지가 봉쇄되는 등 도시 내 방역 수위가 크게 올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