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與野 원구성 충돌

민주, 검찰 수사권 이양 등 박차
헌재서 가처분신청 인용 땐 제동

4일 국회의장 선출을 둘러싼 여야의 대립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의 후속 조치인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구성에 대한 힘겨루기가 주요 원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법무부와 국민의힘은 헌법재판소에 청구한 가처분신청이 인용된다면 검수완박 법안은 원천 무효라는 입장이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일단 유효를 전제로 사개특위를 출범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에 국회 원(院) 구성 협상의 조건 중 하나로 사개특위의 조속한 구성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이 지난 4월 강행한 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에 따르면, 국회는 검찰 수사권의 단계적 축소를 위한 실무 절차를 논의하기 위해 사개특위를 구성하도록 하고 있다. 사개특위 위원은 민주당 7명, 국민의힘 5명, 비교섭단체 위원 1명 등 총 13명이 활동하고 민주당 소속 의원이 위원장을 맡도록 돼 있다.

사개특위에서는 검찰 수사권을 이양하기 위한 후속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한국형 FBI(미 연방수사국)’로 불리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립, 수사기관의 공정성·중립성 확보 방안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현재 검찰은 부패, 경제, 공직자, 선거, 방위산업, 대형참사 등 6대 범죄에 대해 수사권을 갖고 있지만, 오는 9월부터는 부패, 경제 등 2대 범죄에 대해서만 직접 수사가 가능해진다. 실제로 중수청이 설치되고 나면 검찰은 부패와 경제 범죄도 수사할 수 없게 된다.

다만 헌법재판소에 접수된 검수완박 법안에 대한 가처분 신청 결과에 따라 민주당의 ‘검수완박’ 법안 강행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법무부는 지난달 27일 헌재에 검수완박 법안에 대한 권한쟁의심판 및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법무부는 민주당이 법안 처리 과정에서 ‘위장탈당’을 통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 무력화, 본회의 ‘회기 쪼개기’ 등 헌법상 적법절차의 원칙을 위반했으며, 검찰 직접 수사 범위 축소로 국민의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 등 기본권이 침해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도 지난 4월 동일한 취지의 가처분신청 등을 제기한 상태다. 헌재가 검수완박 법안의 내용과 입법 과정 등이 위법하다고 판단해 가처분신청에 대해 인용 결정을 하면, 본안 판단 전까지 효력이 정지돼 사개특위가 구성돼도 활동은 지지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최지영 기자 goodyoung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