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보호관찰소, 재범방지 노력
대상자 “성실하게 살겠다” 눈물

이미지 크게보기 20일 법무부 제주보호관찰소 범죄예방팀 직원 등이 전자감독 대상자가 거주하는 제주시 애월읍 낡은 주택의 창고를 청소하고 있다. 제주보호관찰소 제공

“보호관찰 대상자가 살 집이 말이 아닙니다. 창고 악취 때문에 1시간도 있기 힘든 상황입니다.”

이맹숙 제주보호관찰소 전자감독 전담보호관찰관은 20일 “이런 집에 살면 새롭게 시작할 의욕마저 꺾인다”며 이같이 말했다. 10평 남짓한 창고에는 고양이 등 동물 사체도 쌓여 있었다.

법무부 제주보호관찰소(소장 유정호)는 이날 당뇨합병증으로 오른쪽 발목을 절단해 휠체어를 타는 50대 전자감독 대상자 A 씨의 집을 청소하고 수리했다. 이날 오전 제주보호관찰소 범죄예방팀 직원, 제주보호관찰협의회 제주시서부지구(회장 이병철) 보호관찰위원 등 10명은 제주시 애월읍 고내리에 위치한 A 씨의 집을 찾았다. 인테리어 작업은 목수이자 제주보호관찰소의 보호관찰 대상자인 B 씨가 맡았다.

관찰소에 따르면 경제적 여건이 좋지 않은 A 씨는 폐가로 방치됐던 지인의 집으로 지난해 12월 이사했다. 하지만 제주보호관찰소 범죄예방팀이 해당 집을 확인한 결과 주방에 수도시설이 없을 뿐 아니라 창고와 마당에는 동물 사체, 생활 쓰레기, 폐자재가 가득했다. 그간 A 씨 부부는 화장실 수도에서 물을 받아 음식을 해먹었다.

관찰소는 제주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와 연계해 알코올 의존증 증세를 보이는 A 씨의 배우자 C 씨도 지원하고 있다. C 씨는 지난 2일부터 18일간 상담을 받으며 금주를 하고 있다. 이 부부는 지난 2014년 5월 A 씨가 당뇨·고혈압, C 씨가 췌장염으로 병원에 입원했을 당시 만났다. A 씨는 2013년 4월 보호관찰이 시작됐을 때부터 관찰소로부터 월세, 결혼, 치료 등 비용 2000만여 원을 지원받았다. 그는 “배우자와 서로 의지하며 성실하게 재범하지 않고 살아가겠다. 너무 고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고 한다.

이예린 기자 yr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