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의원 “도박 빚, 조류조작” 등 조작의혹 제기
윤 의원 “정치적 주장, 文정부 흠집내기” 반박



‘북한군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의 피해자인 이대준 씨가 사건 당시 월북 의도가 있었는지에 대해 여야 의원이 20일 정면 충돌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으로 문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월북 의도를 판단하게 되는 4가지 근거”를 제시했고,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4대 조작 의혹”으로 맞섰다.

하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사건 당시) 월북이라고 발표하면서 조작한 것들이 지금 확인되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의) 4대 조작 의혹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이날 이 씨가 사고를 당한 후 제기된 각종 월북 의도 근거에 대해 ▲도박 빚이 부풀려진 점 ▲정신적 공황상태 발표 후 심리전문가 진단 의뢰 ▲조류 조작 ▲방수복 은폐 등을 제기하며 반박했다.

하 의원은 이 씨가 지닌 채무에 대해 “1억 남짓 되는 것 같은데 공무원이니까,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액수”라며 “정신적 공황상태라고 발표하고 나서 심리전문가에게 의견을 진단 의뢰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의 진단 없이 추측으로만 ‘정신적 공황상태’라는 발표가 나와 선후가 뒤바뀌었다는 지적이다 .이어 하 의원은 “실제로 부유물에 타고 있으면 자력으로 (북한에) 가는 게 불가능했다”며 “(정부가) 나중에 조류가 북으로 갔을 수도 있겠다고 말을 바꾼다. 이 부분도 조작의혹”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당시 (이 씨 동료) 직원들이 진술서를 썼는데 방수복 입지 않으면 죽는다는 걸 잘 아는 사람(이 씨)이, 월북 기도를 했다면 왜 방수복을 방에 두고 그냥 갔냐”며 “이 진술들을 다 덮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뒤 이어 같은 방송에서 윤 의원은 “(이 씨 사건) 당시 해경이 발표한 월북의도를 판단하게 되는 근거 네 가지가 있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첫 번째가 피해자가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다”며 “그리고 두 번째가 북한이 피해자 인적사항을 비교적 소상하게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세 번째가 북한에 월북 의사를 표명한 정황이 있다”며 “네 번째가 당시의 해류를 분석해 보니 인위적인 노력 없이는 그곳까지 갈 수 없었다, 이 네 가지”라고 설명했다.

윤 의원은 “지금 윤석열 정부는 월북 의도를 인정할만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했지 않는가”라며 “그렇다면 왜 그런 판단을 했는지 제가 앞서 설명 드린 이 네 가지 근거 중에 어떤 것이 잘못되었는지 설명이 필요하지 않겠냐”고 반박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가) 그런 설명은 단 1도 없이 오로지 ‘증거를 찾지 못했다’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이 말은 ‘팩트는 그대로인데 판단이 다르다’라는 이유인 것이다. 왜 판단이 달라지는지 이유를 밝혀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진행자가 ‘(윤 의원은) 4대 근거를 말했는데, 조금 전 하 의원은 오히려 4대 의혹을 제기했다’고 되묻자 윤 의원은 “하 의원이 이야기한 것은 비본질적인 내용 같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구체적인 팩트가 뭐가 새롭게 발견됐다든지 달라졌다는 것이 제시돼야 하지 않겠냐”며 “그런데 그런 건 전혀 없이 오로지 정치적 주장만 하고 문재인 정부를 흠집 내기 위해서 나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