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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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 고민

평소에 에너지가 넘치는 편은 아니지만 해야 할 일은 해내면서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생리 전 일주일쯤만 되면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돌변합니다. 생리가 완전히 규칙적이지는 않은데 기분 변화를 통해 ‘그때가 됐구나’라고 알 정도입니다.

주변 사람들 모두에게 예민해지고 짜증이 많아집니다. 생리 전에는 폭식하다 보니 몸이 붓는 게 더 심해지고, 충동구매도 하게 되네요. 이런 일이 반복되고 그 시기에 했던 말실수가 인간관계에 영향을 미치다 보니 연애나 친구 관계에도 문제가 생깁니다. 폭식이나 충동구매 때문에 후회하다 보니 생리 전이 아닌 기간까지도 영향을 미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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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 호르몬 기복으로 감정 변화… 가공식품 줄이고 운동하세요
▶▶ 솔루션

조금 더 가벼운 개념인 생리전증후군(PMS)을 다들 알고 계시지만, 보다 심한 정신건강 문제까지 동반되는 경우 월경 전 불쾌장애(PMDD)라고 합니다. 적어도 세 번 이상 사이클 동안 기분 변화가 심할 때 PMS 또는 PMDD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PMDD는 우울증의 아형(하위유형) 중 하나로 배란기가 지난 후 생리 1∼2주 전부터 지속됩니다. 우울감, 감정기복, 불안, 집중력저하뿐 아니라 심하면 자살사고가 생기기도 합니다. 임신과 출산을 할 경우 PMS가 낫는다는 속설이 있는데요. 무조건 좋아진다기보다는 앓던 사람이 낫기도 하고, 괜찮던 사람이 새롭게 걸리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정신건강 문제는 심리적인 문제와 생물학적인 부분의 상호작용으로 생기게 되지만, PMDD는 여성호르몬의 변화로 인해 생기는 만큼 굳이 심리적인 원인을 찾으려고 너무 많은 비용과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즉 현재 호르몬의 기복으로 인해 감정 변화가 생기므로, 우울한 상태에서는 지금 처한 환경이나 내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불만이 생길 수 있습니다. 환경 때문에 우울한 것이 아니라, 우울하니까 환경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게 됩니다.

PMS 증상 중에 두통, 통증이나 부기가 심하면 산부인과에서 여성호르몬제 등의 복용으로 낫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분이나 충동조절에 문제가 생긴다면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는 것도 좋습니다.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를 복용하는 경우 심하면 주기와 상관없이 쭉 복용하기도 하며 주기가 명확한 경우에는 직전 1∼2주의 시기에 맞춰서 복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근본적으로는 식생활을 바꿔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많은데, 탄수화물은 적당히 섭취하면서 가공식품이나 설탕, 합성감미료를 섭취하지 않으면 낫는다고 합니다. 현실적으로 약물치료를 받는 것보다도 가공식품 전체를 포기하는 것이 더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은 증상을 조금 가볍게 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PMS의 기분 증상으로 고통받는 분이 많지만 그 해결책은 우리가 몸의 질병을 앓을 때와 같이 식생활이나 운동 등에 신경 쓰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하주원 대한정신과의사회 홍보이사·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