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필요한 논쟁 우려한 듯
MB측선 형집행정지 신청


윤석열 대통령은 8일 이명박(81) 전 대통령의 사면 가능성에 대해 “거기에 대해서는 지금 언급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권 일각에서 거론되는 이 전 대통령 사면론에 다소 거리를 두는 언급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 집무실 출근길에 관련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지난 대통령 선거 전후로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이 필요하다고 밝혀 온 윤 대통령이 사면론에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내놓은 것은 집권 초반 이 전 대통령의 사면을 둘러싸고 불필요한 논쟁이 벌어지는 상황을 우려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권에서는 이 전 대통령의 사면론이 재차 거론됐다. 친윤(친윤석열)계로 분류되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대통령이 형집행정지를 신청했는데 사면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국민통합 차원에서, 대한민국의 위신을 좀 세우는 차원에서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여러 차례 얘기했듯이 전직 대통령 두 분이 영어의 몸이 됐다가 한 분(박근혜 전 대통령)은 사면을 통해 석방됐는데, 또 다른 한 분은 그대로 둔다는 것 자체가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수원지방검찰청 안양지청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지난 2일 건강 문제를 이유로 ‘형집행정지’ 신청서를 제출했다. 형사소송법 제471조는 수형자가 형 집행으로 건강을 현저히 해치거나 생명을 보전할 수 없을 염려가 있는 때, 연령이 70세 이상인 때 등에 형 집행을 정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두고 법조계와 여권에서는 형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진 뒤 8·15 광복절 특사를 계기로 사면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민병기·장서우·서종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