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정부가 밀어붙인 풍력발전 확대의 심각한 폐해는 과학적 소음 측정을 통해서도 공식 인정되기에 이르렀다. 환경부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는 풍력발전 사업자인 영광풍력발전이 저주파 소음 피해를 준 전남 영광군 주민 163명에게 1억3800만 원을 배상하도록 결정했다고 6일 밝혔다. 환경부가 풍력발전의 소음 피해 배상을 결정한 첫 사례로, 문 정부 독선(獨善)의 후과(後果)다.

“2030년까지 12GW 규모의 해상풍력단지 건설에 72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나선 문 정부 방침에 따라 영광군 일대에 들어선 풍력발전기 35기의 시운전이 시작된 2018년부터 주민들이 겪은 소음 고통은 전해 듣기에도 끔찍하다. 극심한 불면과 두통 등에도 시달렸다고 한다. 잇달아 제기한 민원마저 외면당한 주민들이 2020년 환경부 조정위에 분쟁조정을 신청한 대상인 영광풍력발전은 특수목적법인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기업인 한국동서발전과 민간업체 유니슨·대한그린에너지 등이 참여했다.

‘주거 지역에서 1.5㎞ 이상 떨어진 곳’인 환경부의 권고기준을 어기며, 가장 큰 소음 피해를 준 3기는 마을에서 300∼500m 거리에 세우기까지 한 배경에도 ‘문 정부 의지’가 직간접으로 작용했을 수밖에 없다. 다른 지역 주민들도 유사한 분쟁조정을 신청할 개연성이 크지만, 합당한 피해 배상은 불가피할 것이다. 주민 의견을 무시한 채 사업이 진행됐다며 재검토를 요구하는 지역들도 있는 만큼, 윤석열 정부나마 그 ‘후과’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