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치안정감 5명 인사 이어
이영상 경북청장 치안정감 승진

尹정부, 청장 후보군 잇단 교체
비대해진 경찰 전면 ‘쇄신 인사’
내달 청장 임명 앞두고 이례적

정부가 2일 경찰청장 후보군인 치안정감에 이영상 경북지방경찰청장을 추가 승진하기로 내정했다. 지난달 24일 5명을 치안정감으로 승진시킨 뒤 9일 만으로, 치안정감급 중 임기가 보장된 국가수사본부장을 제외한 ‘실질적 경찰청장 후보군’ 6명을 전원 교체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음 달 경찰청장도 교체되는 것을 감안하면, 윤석열 정부가 경찰 권한 강화 흐름에 맞춰 경찰 수뇌부를 전원 교체하는 전면적 ‘쇄신 인사’를 단행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승진이 내정된 이 청장은 경북 예천 출신으로, 중앙대를 졸업하고 간부후보 40기로 1992년 임용됐다. 경찰청 수사기획관, 대구지방경찰청장, 경찰청 국수본 형사국장 등을 지낸 수사통이다. 앞서 경찰청은 지난달 24일 박지영 전남경찰청장(간부후보 41기), 송정애 경찰청 경무인사기획관(순경공채), 김광호 울산경찰청장(행정고시 35회), 윤희근 경찰청 경비국장(경찰대 7기), 우철문 경찰청 수사기획조정관(경찰대 7기) 등 5명을 치안정감으로 승진시킨 바 있다.

경찰 내부에서는 새로 승진한 치안정감 6명 중에서 경찰청장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승진한 치안정감 6명은 경찰대 2명, 간부후보 2명, 행정고시 1명, 순경 1명으로 입직 경로가 고루 배분됐다. 치안정감은 경찰 총수인 경찰청장(치안총감) 바로 아래 계급으로, 현행법상 경찰청장은 치안정감 중에서만 임명할 수 있게 돼 있다. 임기가 내년 2월 말까지 보장된 남구준 국수본부장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경찰청장이 될 수 있는 후보군이 전부 바뀐 셈이다. 경찰 관계자는 “앞선 인사에서 치안정감 인사를 경찰청장 인사보다 먼저 한 것부터가 이례적이었다”며 “기존 후보군 가운데 적임자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순리상 이번 승진자 중 경찰청장이 나올 것으로 보는 게 맞다”며 “그렇지 않으면 왜 애써 치안정감 인사를 경찰청장 인사 전에 추진했겠느냐. 추후 경찰청장 승진으로 다시 공석이 된 치안정감 자리는 7월에 또 인사를 내면 그만”이라고 했다.

이에 최승렬 경기남부경찰청장 등 기존 6명의 치안정감은 전원 물러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다만 일각에서는 기존 치안정감 중 한 명이 경찰청장이 되고 승진자 모두 치안정감에 머무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있다. 현재 치안정감이 일시적으로 13명이 된 상황인데, 이르면 이번 주 중 시·도자치경찰위원회와 협의를 거쳐 치안정감 6자리에 대한 보임 인사가 날 것으로 보인다.

송유근 기자 6silver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