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대원 27명 ‘부당해고’ 승소
文정부 정책실패 尹정부서 해결

이미지 크게보기 문재인 전 대통령이 취임 직후였던 지난 2017년 5월 12일 인천공항공사에서 열린 ‘찾아가는 대통령,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열겠습니다’ 행사에 참석해 참석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 제로(0)’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벼락해고’ 된 비정규직 27명에 대해 2년여 만에 전원 복직을 결정했다. 문 정부의 정규직 전환 정책 실패로 빚어진 집단 해고 사태가 윤석열 정부에서 정상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문화일보 2022년 5월 13일자 9면 참조)

30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공사 자회사인 인천공항시설관리는 최근 행정법원에서 부당해고 판결을 받은 비정규직 소방대원 등 27명에 대한 복직 면담을 진행했다. 앞서 지난 12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 이상훈)는 공사 측이 중앙노동위원장을 상대로 “소방대원 등 비정규직에 대한 중노위의 부당해고 판정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을 기각하며 노동자 손을 들어줬다. 공사 측은 지난 24일 2020년 7월 해고 이후 지급을 중단한 22개월 분량의 임금을 제공하고 이들을 대기발령 신분으로 전환했다.

공사 측은 이들의 복직 의사를 파악한 뒤 6월 초부터 업무에 투입할 계획이다. 당시 함께 해고됐지만 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나머지 20명도 관련 소송을 낼 것으로 관측된다. 한 공사 직원은 “공공기관 비대화를 우려한 보수 정권이 지난 정부의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벌어진 부당해고 피해를 정상화하는 게 아이러니하다”고 했다. 이번에 복직하는 한 직원은 “지난 정부는 피해 구제를 원하지 않은 것 같다”며 “정규직 전환 정책의 희생양이 된 기분”이라고 했다. 공사는 지난 정부의 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라 대상자 총 9785명 중 소방대 노동자 211명을 포함해 2143명을 직접 고용하겠다고 했으나 채용 불공정 논란이 일자 2020년 8월 공개경쟁채용을 이유로 47명을 계약 해지했다. 당시 15∼20년 이상 공사에서 일한 비정규직 직원들이 집단 해고되면서 정규직 전환 정책의 역설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김규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