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성장위, 권고안 심의·의결
전화 유선콜 시장으로만 한정
기존 업체 카카오·티맵모빌리티
프로모션 규제 등 사업확장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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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단위 시장을 형성한 대리운전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 최소 3년간 대기업은 사실상 시장에 새로 진입할 수 없게 됐다. 기존 사업자인 카카오모빌리티와 티맵모빌리티는 신규 고객에 대한 현금성 프로모션 금지 등 사업 확장과정에서 일부 제한을 받게 된다. 다만 대기업이 대리운전 업체와 기사를 연결해주는 콜 배차 프로그램 업체와의 제휴나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콜 공유·처리 확대를 시도할 수 있게 돼 중소업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대리운전 실태조사 및 정책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대리운전 시장 규모는 2조8000억 원으로 대리운전 기사는 16만3000~16만5000명, 대리운전 업체는 3058개다.

동반성장위원회는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JW 메리어트호텔 서울에서 ‘제70차 동반위 회의’를 열고 대리운전업 중소기업 적합업종 권고안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전화 호출식(콜) 대리운전 일부 사업자들로 구성된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가 지난해 5월 동반위에 중기 적합업종 지정을 신청한 지 1년 만에 나온 결정이다. 전날 이어진 이견 조율 과정에서 진통 끝에 합의안이 도출됐지만, 연합회가 끝까지 동의를 거부해 동반위가 자체 권고안을 내고 안건을 통과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동반위는 권고사항으로 △적합업종 합의·권고는 전화 유선콜 시장으로 한정 △대기업의 신규 진입 자제 △시장에 진입한 대기업은 확장 자제 △대기업의 현금성 프로모션(플랫폼 영역 포함) 통한 홍보 자제 △대리운전 기사 처우 개선 및 복지 향상을 위한 대·중소기업 공동 노력 △합의사항 준수를 위한 협의체 구성 및 동반위 요구 자료 제출 등을 확정했다. 동반위 관계자는 “대기업과 중소사업자 간 상생·공존 방안과 산업 경쟁력 영향, 소비자 후생, 대리운전 기사의 처우개선 등 여러 주체 간 관계 및 상황을 고려해 권고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해 당사자들은 콜 배차 프로그램 업체 제휴·인수 관련 등 합의서 부속사항에 대해서는 추후 지속적인 논의를 거쳐 차기 동반위 본회의에서 결정하기로 했다.

연합회는 이에 대해 “티맵이 국내 대리기사 대다수가 쓰고 있는 콜 배차 프로그램 ‘로지’에 대한 인수·제휴 등을 통해 콜 공유·처리 확대를 추진하려 한다”며 “결국 경쟁자인 카카오가 아닌 중소업체들의 콜만 빼앗아가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업계 관계자는 “연합회에서 막판까지 합의서에 동의하기를 거부했다”며 “향후 시장감시기구를 설치해 연합회가 대기업의 콜 배차 프로그램 운영 등에 대해 개입하는 방안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동반위의 결정은 권고사항이라 법적 효력이 없지만, 기업이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강제 이행명령을 내릴 수 있다. 이행명령을 위반하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1억5000만 원 이하 벌금형을 받게 된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