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꾼론’ 호소하는 김동연

하루 10개 촘촘한 스케줄 소화
끼니 거르고 군것질로 때우기도
일일이 명함 돌리며 낮은 포복

이미지 크게보기 김동연(가운데)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가 20일 오전 경기 광주시 오포읍 신현리에서 선조인 상촌공 김자수 선생 묘소에 참배하기 위해 건을 쓰고 있다. 윤성호 기자

오산·화성·수원=송정은 기자

“지방선거는 경기도의 일꾼을 뽑는 선거기 때문에 취지에 맞게 말이 아닌 일꾼이라는 주장을 도민들께 하겠다.”

공식 선거운동 첫날이었던 19일 경기 오산 유세 현장에서 문화일보 기자와 만난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는 “경기지사 선거가 박빙인 이유는 정쟁과 정치 싸움으로 몰고 가다 보니 진영끼리 서로 결집하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후보가 성실함과 꼼꼼함을 무기로 6·1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로 뽑히는 경기지사 선거에서 자신감을 높이고 있다. 그는 문화일보에 “0시부터 여러 지역을 돌았는데 많은 도민이 성원해줘서 격려가 크게 되고 아주 기운이 난다”며 웃음을 지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초박빙으로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현장에서 느낀 바닥 민심은 김 후보에게로 기울고 있다고 느끼는 듯했다.

하루 10여 개의 살인적 일정에도 김 후보의 ‘디테일 챙기기’는 돋보였다. 20일 오전 경기지사 후보 초청 행사가 열린 수원시의 한 교회에 행사 시작보다 30분 일찍 도착한 김 후보는 자리에 앉아 있지 않고 행사장 입구에 섰다. 그는 들어오는 사람마다 놓치지 않고 일일이 명함을 돌리며 낮은 자세로 인사를 했다. 그는 19일 경기 화성 유세가 끝난 뒤 지지자들과 ‘셀카’를 찍다가 한 경찰에게 다가갔다. 유세 차량 근처에서 교통정리를 하던 경찰을 지켜보고 그의 수고를 격려하기 위해 먼저 손을 건넨 것이다. 그는 연설 도중에도 “여러분이 더 힘을 내주셔야 우리 ‘나 번’ 후보까지 다 될 수 있다”며 여러 차례 기초의원 나 번 후보를 챙기기도 했다. 이동하는 차량에서도 잠을 자기보다는 정책 자료집을 꼼꼼히 읽어본다고 김 후보 비서진은 전했다. 촘촘한 일정에 끼니를 거르고 차에서 군것질로 때우기 일쑤다.

34년간 경제 관료로 일한 김 후보는 이제 ‘정치 초보’에서 벗어나 정책적 강점을 토대로 도민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그는 “경기 도민들에게 아빠 찬스, 엄마 찬스, 셀프 찬스 없어도 ‘경기 찬스’를 드려서 삶의 질을 올리도록 하겠다”며 “경기도 경제를 활성화해 일할 기회, 사업할 기회, 사랑할 기회를 드리겠다”고 말했다. 19일 화성 유세 현장에서 김 후보에게 파란 장미를 전달한 일명 ‘개혁의 딸’(개딸)인 한 20대 여성은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겠다는 공약이 와닿아 그를 지지한다”고 전했다.


■ 보육문제 해결 강조 김은혜

‘12일간 귀가하지 않겠다’ 선언
밤에도 2030청년 목소리 들어
일산대교 통행료 무료화 약속

이미지 크게보기 김은혜(가운데)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가 20일 오전 경기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현장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용인·고양=조재연 기자

“더불어민주당 정권은 힘의 우위를 앞세워 바꿔야 할 민생을 (외면하고) 자신들 주머니 채우는 데 급급했다.”

20일 오전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는 경기 고양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현장 회의에서 “지난 4년간 민주당 지방권력이 95%를 장악했지만 민생은 하나도 나아지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날 오전 수원의 한 교회에선 “경기도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젊고 힘 있는 도지사로 뛰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김 후보는 이날 교회 일정 뒤 고양으로 이동해 중앙선대위 현장 회의에 참석했고, 12시엔 일산대교 톨게이트 옆 공터에서 일산대교 무료화를 약속했다. 오후에도 김 후보는 김포·부천·광명·시흥·안산을 돌며 합동유세를 이어간다.

김 후보 본인이 ‘공식 선거운동 12일 동안 자택에 귀가하지 않고 경기를 돌겠다’고 선언한 만큼, 잠은커녕 끼니를 해결할 시간조차 부족하다. 전날인 19일 늦은 저녁, 방송 프로그램 촬영을 위해 용인 중앙시장의 한 식당에서 순대국밥을 마주한 김 후보는 “온기가 있는 음식은 오늘 처음”이라며 미소 짓기도 했다. 김 후보는 19일 0시 군포의 한 택배 물류센터를 방문해 직접 분류 작업을 체험하고 인근 숙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출근길 인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끼니는 차 안에서 도시락으로 때웠다고 한다.

김 후보는 19일 밤엔 용인의 한 카페에서 2030 청년 20여 명을 만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도 했다. 한 20대 남성이 수도권 집값 폭등을 토로하자 김 후보는 “청년들의 연애, 결혼, 아이를 낳고 가정을 이루는 것 모두가 집과 연결돼 있다고 생각한다”며 “문턱을 넘게 하려면 첫 집 마련이 쉬워야 한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보육 정책에 관한 질문에는 “내가 기자도 하고 청와대 대변인·대기업 임원·국회의원을 해 봤지만, 제일 어려운 게 아이 키우는 일”이라며 “24시간 어린이병원을 마련하고 어린이집을 대폭 확충하겠다”고 답했다. TV 화면에서 익숙했던 김 후보를 실제로 만나는 시민들의 반응은 뜨겁다. 용인 유세에서 김 후보와 함께 사진을 찍은 백발의 권증숙(여·80) 씨는 “큰딸이 김 후보와 중학교 동창”이라며 “오늘 김 후보를 만나려고 3시간 동안 기다렸는데, 실제로 만나서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날 선거에 임하는 각오를 묻는 문화일보의 질문에 “절박하게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