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김병준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 위원장이 지역균형발전 전략과 관련해 지난 10일 “동북아시아의 금융허브 도시를 봐도 한국, 중국, 일본이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부산과 도쿄, 오사카, 홍콩이 경쟁하고 있다”며 “지금은 국가가 아닌 지역이 세계의 다른 지역과 경쟁하는 시대로 과감한 분권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호웅 기자

■ 파워인터뷰 - 내 인생의 책은…

김병준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지역균형발전특위 위원장은 미국의 정치학자 샤츠슈나이더가 쓴 ‘The Semisovereign People’을 소개하며 “젊었을 때 충격을 준 책”이라고 말했다. 샤츠슈나이더는 이 책에서 정부 권력의 원천이 시민에게 있다는 인민주권론이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핵심 가치이지만, 정당이 사회 갈등을 폭넓게 조직화하고 다루지 못한 채 공직자 선출을 위한 도구에만 머무를 때 시민은 절반의 주권만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주장한다. 그는 미국의 정치 구조를 사례로 들며 공화당과 민주당이라는 양대 정당이 의석을 나눠 먹은 채 양당 체제하에서 각종 의제에 대한 논의가 왜곡되는 현실을 비판하기도 했다. 오늘날 현대 민주주의와 정당정치에 관한 고전으로 평가받는 이 책은 국내에서 지난 2008년 ‘절반의 인민주권’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돼 출간됐다.

김 위원장은 한국 작가들의 소설 중 감명 깊게 읽은 책도 언급했다. 1970년대 산업화, 도시화의 그늘 속에서 도시 빈민들의 삶을 다룬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일제강점기부터 1960년대까지 한센병 환자들의 집단 거주지인 소록도를 무대로 그린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으로 모두 사회 비판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는 로마 교황 레오 13세가 쓴 ‘레룸노바룸(Rerum Novarum)’도 ‘내 인생의 책’ 중 하나라고 전했다. ‘레룸노바룸’은 지난 1891년 5월 레오 13세가 가톨릭 교회 주교들에게 전달한 사회 회칙으로, 우리말로 ‘새로운 사태’ 정도로 번역된다. 사회주의 또는 공산주의 이론을 반박하며 사유 재산제를 옹호하고 재산 소유에 대한 개인의 자유권을 박탈해선 안 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최지영 기자 goodyoung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