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기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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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공포하면서 언급한 “선택적 정의에 대한 우려” 발언은 문재인 정부를 향한 수사에 대한 불안감과 검찰에 대한 구원(舊怨)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는 관측과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3일 오전 10시에서 오후 2시로 변경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검수완박 법안의 정당성을 설명하며 “검찰 수사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 선택적 정의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한 검찰 출신 법조인은 4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백번 양보해 선택적 정의라는 것도 결국 범죄 사실에 대한 판단이 자의적이라는 의미이지, 없는 범죄 사실을 만들어낸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문 대통령이 무리하게 법안을 엄호하다 자신을 향한 수사를 뭉개겠다는 의도를 토로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대통령 선거에서 검찰 출신 윤석열 당선인이 승리한 것과 노무현 전 대통령을 향한 검찰 수사가 오버랩된 것 아니냐”며 “노 전 대통령의 죽음과 관련해 검찰에 대해 가진 구원이 수십 년 이어온 형사사법체계를 박살 낸 셈”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여야 합의를 강조했지만 공청회 한 번 제대로 하지 않고 사보임과 본회의·국무회의 시간변경 등 온갖 꼼수로 일관된 검수완박 법안이 절차적으로 정당한지 되묻고 싶다. 이제 헌법재판소의 위헌 심판이 시작되고, 곧 들어설 윤석열 정부는 법안의 부당성을 강조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진영 논리에 휩싸여 정권교체기에 무리하게 형사사법체계를 뒤흔든 검수완박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다는 책임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