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파친코’ 선자役 배우 김민하

대본 처음 보고 ‘잘 할 수 있다’
4개월 오디션 마음 비우고 즐겨
“촬영 후 한단계 성장했단 느낌”

원작소설 선인세 20억까지 올라

“강하고 현명하신 외할머니 보며 영감을 받았어요.”

전 세계 호평을 받은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애플TV플러스 ‘파친코’의 주인공 선자를 연기한 배우 김민하(27·큰 사진)는 29일 마지막 회 공개에 앞서 이 같은 소회를 밝혔다.

김민하는 지난 27일 서울 중구 ‘apple 명동’에서 열린 시청자와의 대화에서 “‘파친코’는 한 사람이 살며 겪는 모든 희로애락이 들어있는, 각 세대를 이어주는 이야기”라며 “무너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신념을 잃지 않고, 본인이 처한 현실을 마주하는 선자의 모습이 정말 강하다고 생각한다”고 작품과 배역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미지 크게보기

한국계 미국인인 이민진(작은 사진)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파친코’는 한국 이민자 4대의 이야기를 다룬 대서사시다. 김민하가 맡은 젊은 선자는 선대와 후대를 잇는 허리와 같은 역할이다. ‘파친코’를 통해 주연 데뷔한 그의 연기를 두고 미국 매체 벌처는 “김민하의 놀라운 연기가 담긴 이 시리즈는 당신을 완전히 뒤흔들 것”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4개월의 오디션 과정을 통해 발탁된 그는 “대본을 받자마자 욕심이 생겼다. 긴 기간 매번 다른 방식으로 오디션을 보고, 인터뷰를 거듭하며 마음을 비우고 즐겼다”면서 “겉으로는 연약해 보이지만 내면은 강하다는 점이 선자와 나의 공통점이다. 처음 대본을 본 순간, ‘잘할 수 있고 해야만 한다’고 본능적으로 느꼈다”고 회상했다. 김민하는 “외할머니가 정말 강하고 현명하신 분이다. 선자와 비슷하셔서 실제로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파친코’에는 3명의 선자가 등장한다. 김민하 외에 배우 전유나, 윤여정이 각각 연기한 어린 선자와 노인 선자다. 선자를 나눠 맡은 세 사람은 당연히 만날 수 없었다. 하지만 서로의 존재는 더없이 큰 버팀목이 됐다. 그는 “윤여정 선생님, 전유나와는 현장에서 마주친 적이 없지만 서로를 향한 믿음이 있었다. 이 외에도 이민호, 정은채, 정인지, 한준우, 노상현 등 동료 배우들의 힘으로 끝까지 촬영을 잘해낼 수 있었다”며 “‘파친코’ 촬영을 마친 후, 누군가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줄 수 있게 됐다. 배우로서도, 사람으로서도 한 단계 더 성장한 느낌”이라고 말을 맺었다.

한편 ‘문학사상’과 재계약이 불발돼 국내 판권 입찰에 들어간 원작 소설 ‘파친코’는 이미 선인세 제안이 20억 원까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출판업계에 따르면, 최소 선인세 20만 달러(약 2억5000만 원)로 출발한 입찰에는 국내 주요 출판사 5∼6군데가 참여했으며, 현재 두 군데로 후보가 압축돼 진행 중이다. 드라마 흥행과 소설에 대한 국내외적 관심도가 높아 선인세가 10억 원을 넘길 거라는 전망이 있었으나, 20억 원은 예상치를 훨씬 웃돈다.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민음사)가 기록한 16억 원보다도 많은 금액이다.

또한, 판권 계약 경쟁에 불이 붙으면서 작가에게 지급하는 인세 비율도 올랐다. 당초 이민진 작가는 최소 선인세 20만 달러에 인세 8% 지급, 3개월마다 판매량을 알려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입찰 과정에서 ‘인세 10%’로 변경된 새로운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진용·박동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