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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인·피해자만 이의신청 가능
고발인은 항고·재정신청도 막혀
법조계 “평등의 원칙 위배” 비판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7일 본회의에 최종 상정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에 경찰 불송치 결정에 대한 고발인의 이의신청 권한을 제외한 조항이 추가된 것을 두고 시민단체에 의한 정치인과 고위공직자 부정부패 사건 고발이나 공공기관·대기업의 내부 고발 등이 “암장(暗葬)될 수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이 사건들에 대해 경찰의 부실 수사 등이 문제가 돼도 고발인이 이의신청을 못 하면 검찰의 보완 수사가 원천 차단되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선 고발인의 이의신청 권한이 상실됨에 따라 검찰 수사 차단과 함께 검찰·법원에서의 구제 단계인 항고와 재정신청까지 줄줄이 막히게 된 것을 두고 “재판청구권과 평등권을 침해하는 등 위헌 소지가 명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민주당이 국회에 제출한 형사소송법 개정 수정안은 경찰이 혐의가 없다고 판단해 불송치한 사건에 대한 이의신청을 고소인·피해자 외 고발인은 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고발인이란 직접 피해자는 아니더라도 범죄를 목격하거나 알고 있는 모든 국민 또는 기관을 뜻한다. 공공기관이나 대기업의 비리를 내부 고발한 직원, 권력형 비리를 고발한 시민단체나 정당, 아동 학대를 목격하고 경찰에 고발한 이웃 주민이나 선생님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대학생 활동가들로 구성된 ‘추적단 불꽃’에 의해 사건의 실체가 드러난 n번방 사건이 대표적 사례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경찰이 이 같은 사건들에 대해 불송치 결정을 내린 경우 고발인은 경찰에 이의신청을 할 수 없게 된다. 검찰 처분에 불복한 항고 및 재정신청도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을 전제로 하는 것이어서 사실상 모든 구제 절차가 차단되는 셈이다.

법조계에선 “고발인만 차별하는 이유가 합리적으로 납득되지 않는다”는 반응이 나온다. 고발인의 이의신청권을 없애면 내부고발자나 장애인 등 스스로를 지키기 어려운 피해자들에 대한 법적 보호가 약해질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아울러 권력형 비리나 부패 사건 등에 대한 시민 사회 차원의 고발을 사전에 차단하는 효과를 노린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최정민 서울중앙지검 공판제1부 검사는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사건을 암장시키려는 것이 입법 의도”라고 날을 세웠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