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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합니다 - 김봉현(32)·리나(여·31) 커플

SNS에서 알게 된 러시아 친구들이 한국에 온다며 저(봉현)에게 급하게 통역을 부탁해 왔어요. 당황스러웠지만 친구의 간절한 부탁을 차마 거절할 수 없었습니다. 그 친구들 중 한 명이 특히 눈에 띄었는데, 바로 리나입니다. 그날로 첫눈에 반해 8개월 만에 결혼까지 결심하게 됐습니다.

리나가 한국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2019년 4월이었어요. 모스크바의 한 한식당에서 인생 처음으로 한국 음식을 접하게 됐는데, 너무 맛있었다고 해요. 이후 한국 여행을 가기로 결심했다고 합니다. 그러다 저에게까지 연락이 닿은 것이었죠. 일행 사이의 의사소통을 서툰 영어로 중재했어요. 리나는 제 모습이 귀엽다고 생각했대요. 전 리나가 정말 마음에 들어서 그날 고군분투했어요. 서울에서 온갖 맛집을 찾고 데이트 코스를 찾고, 말도 안 되는 영어로 계속 왔다 갔다 하며 통역을 했죠.

그렇게 얼마간의 한국 여행 후 리나는 다시 러시아로 돌아갔어요. 메신저 연락처를 교환하고 문자와 통화를 주고받았어요. 메신저에도 한계가 있다 보니 직접 보고 싶은 마음이 더욱 커지더라고요. 그래서 몇 달 뒤 태국 푸껫에서 만났습니다. 리나를 보지 못했던 반년의 시간이 너무 힘들었노라고, 푸껫에서 제 마음을 고백했죠. 리나가 제 마음을 받아줘서 사귀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다시 헤어지려니 마음이 아팠어요. 이후 8개월의 시간이 흐르고 저희는 결혼을 약속했습니다. 중간에 코로나19도 터지고, 비자 문제도 있었지만 저희는 8개월간의 연애 끝에 결혼하기로 했어요.

모든 것을 포기하고 한국에 온다는 것이 얼마나 큰 결단인지 알기 때문에 잘해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5월 21일 결혼합니다. 같이 생활한 지 1년이 넘은 지금도 퇴근하고 오면 매일 저녁이 차려져 있습니다. 힘들 텐데 매일 저녁까지 챙겨주는 리나에게 너무 고마워요. 리나는 제게 한국어를 배울 수 있어서 참 좋다고 해요. 매일매일이 너무 행복합니다.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