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이전 반대”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옆 도로 담벼락에 일부 지역주민들이 대통령 집무실 용산이전에 대해 ‘결사반대’를 주장하면서 내건 현수막 아래로 군인이 지나가고 있다. 윤성호 기자

개발 계획중인 공원·정비창은
국방부 청사서 1㎞ 밖에 위치
인근지역 주민은 여전히 우려
靑 주변은 경복궁·인왕산 탓에
집무실 옮겨도 고도제한 유지

대통령 집무실이 서울 종로구 청와대에서 용산구 국방부 청사로 옮겨가지만, 용산 지역에 추가적인 높이 규제 신설은 없을 전망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서울시 모두 한목소리로 “추가적인 규제는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21일 최진석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국방부 청사 인근에 도시계획 관련 추가 규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전날 대통령 집무실을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용산은 이미 군사시설 보호를 전제로 개발이 진행됐다”며 “청와대가 이전하더라도 추가적인 규제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방침에 국방부 근처의 정비사업 추진 지역은 안심하면서도 걱정을 내려놓지 못하는 분위기다. 국방부 청사와 직선거리로 불과 각각 100m, 180m 떨어진 한강로1가(158번지 일대) 특별계획구역과 삼각맨션이 대표적이다. 이 지역은 준주거지역으로 계획돼 건물을 120m까지 높일 수 있다. 이에 지역 주민들은 정비 사업을 통해 최고 35층으로 높이려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현재 청와대 인근은 최대 20m 높이의 건물만 지을 수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지난 19일 윤 당선인을 만나 주변 지역에 미칠 수 있는 악영향에 대한 우려를 전달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도 윤 당선인은 추가 규제는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 오 시장의 ‘35층 룰’ 폐지로 초고층 아파트에 대한 기대감이 무르익은 한강변 아파트 단지도 여전히 걱정 어린 눈길을 보내고 있다. 국방부 청사로부터 직선거리로 약 1.5㎞ 떨어져 있는 이촌동 한강맨션의 경우 이미 최고 68층 높이로 재건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상태다.

아울러 현재 개발 계획이 진행 중인 용산공원·용산정비창은 국방부 청사로부터 약 1㎞ 밖에 위치해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따른 영향을 그다지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용산철도정비창을 용산국제업무지구로 개발해 초고층 랜드마크 빌딩을 건설하고 김포공항과 용산을 오가는 도심항공교통(UAM) 터미널을 건설할 계획이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용산정비창 개발과 관련해 “거리가 있는 만큼 기존 계획대로 진행해도 된다고 본다”며 “다만 집무실 이전 계획이 구체화함에 따라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는 차차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용산공원 개발을 주도하는 국토교통부 관계자도 “인수위 측에서 특별히 연락 온 것이 없어 기존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대통령 집무실이 이전해도 청와대 인근의 고도 제한은 완화되지 않을 전망이다. 시 관계자는 “청와대 때문이 아니라 경복궁, 인왕산 등에 의해 고도 제한이 설정된 것”이라며 “대통령 집무실을 옮긴다고 하더라도 고도 제한 규제를 완화할 순 없다”고 설명했다.

권승현 기자 ktop@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