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고심 중? 3·9 대통령 선거 이후 자진사퇴론에 휩싸인 김오수 검찰총장이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면서 관용차 뒷좌석에 앉아 무심한 표정으로 정면을 바라보고 있다. 윤성호 기자

김오수 ‘자진사퇴론’속
전직 법조인 7인의 제언

김오수 검찰총장 ‘자진사퇴’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전직 법무부 장관 및 검찰총장들은 임기 중 자진 사퇴를 강제로 압박하는 것은 부적절하지만 김 총장이 검찰을 제대로 이끌 수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스스로 결자해지(結者解之)해야 한다는 견해도 나왔다.

문화일보는 17일 전직 법무부 장관과 전직 검찰총장 7인에게서 김 총장 자진사퇴론에 대한 견해를 들었다. 김영삼 정부 시절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을 지내고 노무현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낸 정성진 전 장관은 “검찰은 검찰대로 대통령이 바뀌든 안 바뀌든 고유의 역할을 해야 한다”며 “대통령이 바뀐다고 해서 검찰의 역할이 바뀌거나 위상을 달리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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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총장에 대한 평가를 묻는 말에는 “정치권의 변혁도 있고, 국민의 기대도 있으니, 본인의 역할에 대해 성찰을 하면서 총장직을 유지할지에 대해 고민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검찰총장이라면 국가의 질서를 지키고 이끌어가는 기본적 책무인 검찰권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며 “대통령이 바뀌든 안 바뀌든 상관없이 검찰은 고유의 권한을 행사할 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명박 정부 시절 법무부 장관을 지낸 A 전 장관(검사 출신)은 총장 임기의 ‘양면성’에 대해 강조했다. A 전 장관은 “총장 임기를 2년으로 정해놓은 것은 정권이 바뀌어도 임기는 존중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다만 임기를 보장해 줄 수 없을 정도의 불법적인 요소가 있다면 법이 정한 탄핵 또는 징계 절차 등을 밟는 게 옳다”며 “정치권이 억지로 끌어내릴 수 없는 노릇이고, 오롯이 김 총장이 본인 거취를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했다.

노무현 정부 당시 법무부 장관을 지낸 B 전 장관(검사 출신)은 총장을 정치권이나 제삼자가 흔들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선인 측근들이 의견을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지금 좌지우지하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김 총장에 대한 비판도 있지만, 그 문제는 본인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보 정부 당시 검찰총장을 지낸 C 전 총장은 “‘윤핵관’ 등 정치권에서 총장 임기를 말하는 건 매우 부적절하다”면서도 “김 총장이 정권 관련 중요한 사건을 뭉갰다는 의혹을 받는 만큼 총장직 사퇴를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해완·윤정선·김규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