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대수술 앞둔 경제부처 14일 세종시 한 버스 정류장에 정부세종청사 각 부처의 방향이 표시된 간판이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정부 조직 개편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기획재정부의 역할 조정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합뉴스

최상목 前기재차관 인수위 합류
송언석·추경호 의원 중용 전망
대규모 인적 쇄신 불가피 분위기

‘나 떨고 있니?’

15일 세종 관가는 긴장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과거 ‘적폐’로 몰리면서 물러났던 사람들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핵심 멤버로 속속 입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인수위 경제1분과 간사에 임명된 최상목(행정고시 29회) 전 기획재정부 1차관이 대표적인 ‘돌아온 장고’다.

잘나가던 경제 관료였던 최 간사는 박근혜 정부 말기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1급)으로 재직하면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아 검찰 참고인 조사를 받는 등 고초를 겪었다. 당시에도 경제 부처에서는 “정통 경제 관료인 최 전 차관이 불법 행위에 가담했을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최 간사의 경우 전공은 옛 재무부 영역인 금융이며, 옛 경제기획원 영역인 경제정책국장 등을 거쳐 거시경제 분야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는 평가가 많다. 윤 당선인의 ‘경제 멘토’로 불리는 이석준(〃 26회) 전 국무조정실장이 이런저런 이유로 경제부총리를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최 간사가 새 정부 경제부총리 후보로 부상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다른 입각 가능성이 역시 높은 사람은 송언석(〃 29회) 국민의힘 의원이다. 재선인 송 의원은 기획재정부에서 예산실장·2차관을 역임한 정통 예산 관료이기 때문에 언제나 경제부총리나 다른 경제 부처 장관으로 임명될 가능성이 있다. 송 의원도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 박근혜 정부에서 일했다는 이유로 많은 압박을 받으며 공직을 나와 정계로 진출한 사례로 분류된다.

박근혜 정부에서 기재부 1차관과 국조실장으로 근무했고 문재인 정부 내내 국회에서 정부·여당과 대립각을 세웠던 추경호(〃 25회) 국민의힘 의원의 거취도 주목된다. 추 의원은 인수위 ‘상원’ 격인 기획조정 분과 간사로 앞으로 정부 조직 개편 등에 ‘칼자루’를 쥘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추 의원도 강력한 차기 정부 첫 경제부총리 후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들이 세종 관가로 컴백하면 정책뿐만 아니라 조직에도 대대적인 수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문재인 정부가 경제 정책이나 재정 정책을 상당히 무리하게 운용해온 데다 정치권이나 진보 성향 시민·사회단체 연줄을 빌려 자리를 차지한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