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엇박자 땐 마찰 불가피

공기업 CEO 36명 중 29명은 2024년 이후 임기가 만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돼 윤석열 정부의 국정 과제를 수행해야 하는 공기업 기관장이 10명 중 8명에 달하는 셈이다. 에너지, 부동산, 노동 등 두 정부가 주요 부문에서 정반대 노선을 취하고 있는 만큼, 차기 윤석열 정부는 이들 공공기관장과의 불협화음이나 갈등을 최소화하며 공기업 개혁을 추진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14일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인 ‘공공기관 알리오’에 따르면, 36개 공기업 가운데 지난해 또는 올해 CEO로 임명돼 임기가 2년 안팎에서 3년 가까이 남은 경우는 29개 기관으로 전체의 80.5%에 달했다. 한국전력공사, 한국철도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27개 공기업 기관장 임기가 2024년 만료된다.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공공기관장 일괄사표나 우회적인 방법의 사표종용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번 정부와 새 정부 정책이 궤를 달리하고 있다는 점에서 새 정부와 이들 기관장과의 마찰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강원랜드, 대한석탄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부산항만공사, 한국동서발전 등 상당수 CEO는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국회의원 총선거나 지방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뒤 공기업 기관장에 임명돼 ‘보은인사’ 논란이 일었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