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갑차·탱크 등 확전준비 태세
거센 항전에 교착 지속될 수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일주일째에 접어든 2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제2도시 하르키우 등에선 공습을 계속하고 있으나 수도 키예프에는 진입하지 않은 채 외곽에 머물고 있다. 이에 키예프 총공세를 위한 ‘숨고르기’인지 러시아군 일부의 사기 저하와 병참 문제에 따른 교착 상태인지를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의중과 러시아군의 사기 및 병참 등 상황, 우크라이나의 항전 수위, 미국 등 세계 각국의 압박 등이 향후 확전과 교착 장기화의 갈림길에 선 우크라이나 사태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이날 현재 러시아군은 키예프시 외곽에 대규모 전력을 투입해놓고 있다. 앞서 막강한 전력을 가진 러시아가 키예프를 빠르게 점령할 거란 예상이 지배적이었지만 예상보다 막강한 우크라이나의 항전에 주춤한 채 교착 상태에 놓인 것이다. 하지만 전날 러시아군이 키예프 도심으로부터 약 27㎞ 떨어진 안토노프 공항에서부터 북쪽으로 64㎞ 넘게 늘어서 있는 장면도 포착됐다. 이 행렬은 장갑차·탱크·대포·지원차량 등으로 구성된 것으로 분석됐는데, “러시아군이 키예프를 포위한 채 총공세를 퍼붓기 위한 용도”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다. 영국 싱크탱크 왕립국제문제연구소의 러시아 전문 연구원인 마티외 불레그는 뉴욕타임스(NYT)에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상황은 기본적으로 (이전과 다른) 두 번째 국면이다. 이전보다 더 잔인하고, (서방의 시선 등에) 눈치를 보지도 않고, 제한 없는 전쟁이 벌어져 더 많은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하고 유혈사태도 더 잦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러시아군의 병참 상황이 대규모 전면전을 치를 만큼 넉넉하지 않으며 군인들의 사기가 일부 저하돼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 국방부 고위당국자는 1일 언론 브리핑에서 러시아군이 키예프를 공략하지 못한 채 교착 상태에 있다며 우크라이나군의 저항, 군수물자 공급 문제, 러시아의 작전 정비 가능성을 거론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