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초대 명예원장을 맡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4일 오전 서울 관악구 서울대 우석경제관에서 열린 국가미래전략원 개원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초대 명예원장 맡은 반기문 前 유엔총장

“경제·문화가치 세계수준이지만
진영논리 의한 분열 대립 심각
새로운 차원의 비전제시 필요”

‘서울대 사회 기여 부족’ 공감대
전략원 건립… 문제 해결 모색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세계의 미래를 위해 어떤 분야를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지 고민하고 연구하는 최고의 싱크탱크가 될 것입니다.”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의 초대 명예원장을 맡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24일 서울대 우석경제관에서 열린 개원식에서 “우리 국가 미래를 위한 새로운 차원의 제시가 있어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전략원은 서울대가 장기 연구 과제를 수행하며 국가 발전을 도모하고자 신설한 공공 싱크탱크다. 반 전 총장은 “한국의 경제적, 문화적 가치가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라섰다는 점을 기쁘게 생각하지만 사회적으로는 진영 논리에 의한 분열과 대립이 심각하게 나타나 우려스럽다”면서 “학제 간에도 벽이 쌓여 있는데 이제는 문학·역사·철학 등 인문학적 요소가 가미된 융복합적 학문 연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 에너지를 하나로 모아 국가와 세계 발전에 기여하려면 유엔의 큰 가치 중 하나인 세계 시민 정신, 즉 인성의 교육도 무시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대 정치학과 출신으로 이날 개원식에 참석한 김부겸 국무총리는 축사에서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높아진 위상을 고려해 중장기적 비전을 제시할 싱크탱크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총리는 서울대가 가진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자세로 전략원을 운영해 달라는 점도 당부했다.

실제로 ‘서울대의 사회적 기여가 부족하다’는 점에 대한 서울대 안팎의 공감대가 이번 전략원 설립 배경의 주된 문제의식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김 총리 외에도 오세정 서울대 총장이 환영사를, 이홍구 전 국무총리와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 등이 축사를 하며 이날 개원식의 의미를 더했다.

전략원은 서울대의 모든 인프라를 활용해 앞으로 △세계 질서의 변화와 한반도 미래의 융복합적인 문제 해결 △저출산 고령화 문제 △민주주의 위기 극복 △감염병 위기 대처 △과학기술의 미래연구 등 5대 분야에 대한 중점 연구를 진행하게 된다. 초대 원장은 김병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맡았다. 전략원 연구실 등은 성 회장의 기부로 지난해 준공된 우석경제관 4층에 들어섰다. 지난 2019년 출범한 본부 산하의 기존 국가전략위원회와는 다르게 독립적인 상설 조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