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이종화 교수는 “국민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소득과 일자리의 증가, 그리고 분배 평등에 있는 만큼 정부는 이런 목표를 이루기 위해 현상을 정확하게 진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가 ‘경제학자로서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조건’에 대한 질문을 받고 잠시 안경을 만지며 생각하고 있다. 곽성호 기자

■ 파워인터뷰 - 4대 학회 ‘차기정부 공약’ 제언

한국경제학회, 한국정치학회, 한국경영학회, 한국사회학회 등 4개 학회가 공동으로 차기 정부의 공약 정책에 대해 점검의 시간을 갖는다. 경제, 경영, 정치, 사회 각 분야를 대표하는 4대 학회가 합동으로 새 정부의 공약을 살펴보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52대 한국경제학회장인 이종화 고려대 교수는 지난 14일 진행된 문화일보 인터뷰를 통해 “4개 학회가 3월 31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공동으로 심포지엄을 열어 새 정부 정책에 대한 제언의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4대 학회는 차기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도 해당 세미나 참가를 요청할 계획이다.

이 교수는 “새로운 정부의 대통령직인수위가 구성되고, 공약이 구체화되는 단계에서 전문가 집단이 제언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면서 “선거 과정에서 국민 앞에 많은 것이 약속됐는데 실질적으로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되고, 국민의 행복이 높아질 수 있는 정책을 가리는 계기를 만들어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특히 새 정부 초기 단계에서 전문가 집단의 정책 검증을 통해 시행착오를 줄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공약의 실행 단계에서 규모·속도 조절과 함께 특히 부작용이 심할 것으로 보이는 공약은 과감하게 재검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전문가 집단에서 반대해 다시 한 번 검토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또 “새 정부가 들어서고 처음 1년은 전문가들이 꾸준히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이같이 정부 정책에 대한 전문가 집단의 목소리를 강조하는 배경엔 이번 문재인 정부에서 시행착오를 겪었던 경험이 깔려 있다. 이 교수는 “선의에 입각한 정책이 항상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는 않는다”고 단언했다. 그는 “지난 대선 때는 (대통령) 탄핵 이후에 ‘진보 정부가 한번 해보겠다는데 그럼 한번 해봐라’ 이런 분위기가 있었다”면서 “당시 최저임금 두 자릿수 인상 등 공약에 대해 전문가들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이 교수는 인터뷰 말미에 “국가적 정책에 대해서는 실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면서 “국가발전에 도움이 되고 국민이 행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경제 정책의 목표라고 한다면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않고 실용적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