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박형준(왼쪽 세 번째) 부산시장이 1월 17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엑스포전시센터의 한국주간행사에서 문재인(〃 여섯 번째) 대통령과 김영주(〃 여덟 번째) 2030부산세계박람회유치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활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부산시청 제공

부산 2030세계박람회 유치戰

BIE 주관하는 ‘등록 엑스포’
모스크바·로마 등과 5파전

유치땐 세계 12번째 개최국
교통인프라 등 현안사업 ‘날개’
동남권 성장동력 확대 전기
50만명 일자리 창출 효과도

부산 = 김기현 기자

정부와 부산시가 국내 최초로 ‘2030 부산세계박람회(EXPO)’ 유치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세계 도시들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2030 세계박람회는 국제박람회기구(BIE)가 주관해 5년마다 개최하는 ‘등록 엑스포’다. 우리나라는 1993년 대전, 2012년 여수에서 소규모 ‘인정 엑스포’를 2차례 개최한 적이 있지만, 등록 엑스포를 유치한 적은 없다.

유치에 성공하면 137년의 박람회 개최역사상 한국은 12번째 등록 엑스포 개최국가이자 올림픽, 월드컵 등 세계 3대 메가 이벤트를 모두 개최하는 세계 7번째 국가가 된다.

11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등록 엑스포는 개최국이 제공하는 부지에 참가국들이 자국 전시관을 설계, 건설해 개최국의 비용이 적게 들고 개최 기간이 6개월 정도로 길어 메가 이벤트 중 경제적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시 용역 결과 이 엑스포에는 3480만 명이 관람해 생산유발 43조 원, 부가가치유발 18조 원 등 모두 61조 원의 경제효과가 예상된다. 도시인지도의 급상승은 물론 50만 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과 프랑스, 일본, 중국 등도 엑스포를 개최한 뒤 초강대국으로 성장한 대표적 나라들이다.

정부와 부산시는 유치에 성공하면 엑스포를 2030년 5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6개월간 부산 북항 2단계 재개발지역 344만㎡에서 개최하는 계획을 세웠다. 주제는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다.

시는 엑스포 개최가 확정되면 가덕도신공항·공항복합도시(에어시티)·신공항 연결체계 등 교통인프라, 북항재개발, 국제자유물류도시 조성 등 현안사업들의 추진에 날개를 달게 되고 동남권의 성장동력을 키우는 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총력전을 펴고 있다.

부산 개최를 위해서는 신청이 확정된 러시아 모스크바, 이탈리아 로마,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우크라이나 오데사와 치열한 5파전에서 승리해야 한다.

이미지 크게보기 2030 부산세계박람회 개최 예정지인 부산 북항재개발 2단계지역 조감도.

향후 일정은 올해 교통·숙박대책 등 5개 분야 마스터플랜 용역 완료와 유치계획서 제출, 2차례 프레젠테이션(PT), 올해 하반기나 내년 초 BIE의 현지실사를 거쳐 내년 2차례 PT와 하반기 BIE총회에서 개최지 최종확정 등이다. 국내외 유치붐 조성을 위한 홍보작업과 회원국 교섭 및 득표활동도 본격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부산세계박람회유치위원회(위원장 김영주 전 한국무역협회장), 정부 유치지원위원회(김부겸 국무총리), 국회 유치지원특별위원회(서병수 의원)가 모두 구성돼 단계별로 BIE 회원국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이들 위원회는 경쟁도시들과 차별화된 부산만의 스토리텔링을 개발하고, 개발도상국 지원방안 등 구체적 실행계획을 제시하게 된다. 이와 관련, 정부는 최근 국제개발협력위원회를 열고 개도국에 대한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금액을 지난해보다 7.7% 증가한 4조425억 원으로 확정했다. BIE 회원국 중에는 아프리카가 54개국으로 가장 많고, 유럽 42개국, 중남미 29개국, 중동 16개국, 아시아 15개국, 대양주 11개국, 북미 2개국 등 개도국이 BIE 170개 회원국 중 3분의 2를 차지한다.

문재인 대통령, 김영주 유치위원장, 박형준 부산시장과 대기업 관계자 등은 지난달 중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엑스포(2021년 10월∼2022년 3월)’가 열리는 현장을 방문했다. 한국주간(1월 16∼20일) 행사 기간 중 부산엑스포 홍보부스가 있는 두바이전시센터, 두바이몰 등에서는 초대형 스크린을 통해 부산 해운대의 파도를 상징하는 미디어아트와 K-팝 공연 등으로 세계인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문 대통령은 “2030 부산엑스포는 대한민국 해양수도 부산을 명실상부한 유라시아 물류거점 도시로 도약시키고, 동남권의 도시들이 함께 성장하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며 “두바이에서 한국의 혁신기술과 문화를 알리는 여러분의 노력이 유치 성공의 밑거름이 돼 2030년 부산에서 다시 만날 것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오징어게임’의 이정재 씨를 1호 홍보대사로 위촉한 데 이어 유명 연예인, 스포츠인 등 한류스타들을 추가 위촉, 다양한 매체로 K-컬처를 통한 엑스포 유치운동에 나서겠다”며 “국내 10대 그룹의 촘촘한 글로벌 네트워크가 경쟁도시보다 비교우위에 있어 기업들의 참여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