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효성 안양연구소에서 연구원들이 탄소섬유 품질을 살펴보고 있다. 효성은 액화수소와 재생섬유, 탄소섬유 등을 미래 핵심 사업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효성그룹 제공

■ 위드코로나, 기업이 다시 뛴다 - (14) 효성

재생섬유 포함 친환경사업 확대
그린수소 생산 年20만t 규모로
상용차 수소충전소 30곳 건립

첨단소재 해외시장 개척 나서
‘세계 1위’스판덱스 위상 강화

효성이 액화수소·재생 섬유·탄소섬유 등 3대 축을 중심으로 한 친환경 사업을 전방위로 확대하며 미래 신사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조현준 회장 취임 후 5주년을 맞은 효성은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2조 원을 넘는 등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효성은 여세를 몰아 미래 경쟁력 확보와 100년 기업을 위한 기반을 다지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조 회장은 “변혁의 시기일수록 민첩한(Agile) 조직과 정보의 디지털 전환을 통해 고객의 요구와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며 그룹 내부를 독려하고 있다. 국내외 주요사업장을 수시로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주요 해외사업장이 소재한 지역의 최고 지도자나 경영자를 직접 만나는 등 광폭의 현장 경영 행보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수소 사업 전면 확대=효성은 올해 전남 신안 앞바다 해상풍력발전 단지에 1조 원을 투자해 그린 수소를 생산하는 신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효성 안팎에선 호남 지역을 미래 사업을 위한 전초 기지로 육성한다는 조 회장의 중장기 구상을 실현하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 참고로 그린 수소는 청정에너지로 물을 전기 분해해 얻는 친환경 수소를 뜻한다. 효성 관계자는 “국내 최대 규모인 10㎿급 수전해 설비 구축에 올해부터 나설 것”이라면서 “향후 그린 수소 생산량을 최대 연산 20만t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수소충전소 사업 1위인 효성중공업은 글로벌 화학기업 린데와 협력해 액화수소 생산, 운송, 유통 등 수소 사업 전 영역에서 밸류체인(체계)을 구축하고 있다. 두 회사는 2023년까지 울산시 효성화학 용연공장 부지에 단일 규모 세계 최대 액화수소 플랜트를 건립하고, 액화수소 플랜트 완공 시기에 맞춰 대형 상용차용 액화수소 충전소 30곳도 건립할 계획이다.

수소차의 연료탱크 핵심 소재로 쓰이는 탄소섬유 사업도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 효성첨단소재가 2011년 국내 최초 독자기술로 개발한 탄소섬유는 내열성, 내충격성, 내화학성을 갖추고 있고 철보다 10배로 강하지만 무게는 4분의 1 수준에 불과해 ‘꿈의 소재’로 불린다. 효성첨단소재는 전북 전주시 친환경복합산업단지에 연산 4000t 규모의 탄소섬유 공장을 운영 중이다. 올해 2차 증설을 마치면 연간 생산량은 약 6500t으로 늘어난다. 조 회장은 지난 2019년 전주에 총 1조 원을 투자해 오는 2028년까지 단일 규모 세계 최대인 연산 2만4000t의 탄소섬유 공장을 건립하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미지 크게보기 세계 최대규모 액화수소 플랜트가 세워질 효성화학 용연공장 전경.

◇친환경·신소재 시장 선도=신소재인 ‘아라미드’ 역시 신수종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아라미드는 강도와 내열성 등이 뛰어나 전기차용 타이어코드와 광케이블, 건축용 보강재, 방탄복, 방탄헬멧 등에 널리 사용된다. 효성첨단소재는 지난해 울산 아라미드 공장 증설을 통해 약 3700t의 생산량을 확보하고 미국, 중국 등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친환경 재생 섬유인 ‘리젠’으로 관련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각 지자체와 협업해 수거한 페트병을 ‘리젠서울’ ‘리젠제주’ 등으로 이름을 붙인 재생 섬유로 재가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패션업체와 다양한 협업을 시도하면서 제품 다변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효성은 세계 시장 1위를 수성하고 있는 핵심 제품인 ‘스판덱스’ ‘타이어코드’의 브랜드 위상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특히 스판덱스 브랜드 ‘크레오라’는 고부가가치 기능성 섬유로 ‘섬유의 반도체’라고 불린다. 효성티앤씨는 1990년대 초반 국내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자체 개발에 성공했다. 최근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유행으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져 집에서 편하게 입고 운동하는 요가복 등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스판덱스 수요도 급격히 늘고 있다. 효성첨단소재는 해외 신규 시장 발굴을 통해 세계 시장점유율 약 50%를 차지하고 있는 타이어코드 사업의 세계 1위 자리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효성중공업은 글로벌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인 싱가포르의 STT GDC와 협력해 데이터센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정보기술(IT) 전문 기업인 갤럭시아머니트리와 자회사인 갤럭시아메타버스를 통해 대체불가능토큰(NFT) 거래플랫폼인 메타 갤럭시아를 선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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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