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선대위 회의 참석한 安 안철수(가운데)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연합정부’ 전제 단일화안 검토
설익은 협상안 공개땐 악영향
“톱다운 담판 방식은 위험성 커
실무협상후 만남 추진 나설것”
安후보 제안수락 여부 미지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측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측에 연합 정부 구성을 포함한 야권 단일화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후보 등록일(13~14일)을 전후로 두 당이 벌이는 단일화 물밑 협상이 대선 막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후보 단일화 진정성을 담보하는 의미에서 윤 후보가 안 후보에게 직접 연락을 취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윤 후보 선거대책본부는 국민의힘·국민의당 정책 공조를 통한 연합 정부, 또는 공동 정부 구성을 전제로 야권 단일화를 추진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윤 후보는 전날(9일) 연합 정부 구성안을 건의받고 “나와 안 후보의 뜻이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는 언론 인터뷰에서도 안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 “서로 신뢰한다면 단 10분 안에도 끝낼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야권 단일화 경쟁에서 승리한 쪽이 모든 걸 가져가는 올오어낫싱(All or nothing) 방식으로는 안 후보 지지층을 설득하기 어렵고 단일화 효과도 낼 수 없다”며 “양당이 연합 정부를 구성해 책임감 있게 차기 정부를 이끌어가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후보 측은 다만 야권 단일화 협상이 설익은 상태로 공개될 경우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우선 양당 간 물밑 협상을 해나가기로 했다. 선대본 관계자는 “두 후보가 담판을 짓는 톱다운(top-down·하향식) 방식은 위험성이 너무 크다”며 “실무협상을 한 뒤 후보 간 만남을 추진하는 보텀업(bottom-up·상향식) 방식을 띌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공개적으로 안 후보와의 단일화를 반대하는 상황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가 국민의힘의 연합 정부 제안을 받을지는 미지수다.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윤 후보 측으로부터 진정성 있는 제안을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국민의당은 온라인 대선 광고 계약을 마치고 본격적인 대선 준비를 하고 있다.

후보 단일화를 촉구하는 시민사회 목소리는 날로 거세지고 있다. 강창희·김형오·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 전직 국회의원 120명은 이날 두 후보의 단일화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안 후보를 공개 지지한 인명진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비상대책위원장과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대표, 이용구 전 중앙대 총장 등 9000명도 단일화 촉구 성명을 냈다. 이들은 “단일화는 제왕적 대통령제를 극복하는 정치개혁을 위한 정책 연합이며 이를 추진해 나갈 공동 정부를 만드는 것”이라며 “삼자 대결 필승론은 국민을 속이는 억지 주장일 뿐”이라고 밝혔다.

김윤희·서종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