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쇼트트랙 중국 금메달 소식을 전하지 않는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인스타그램.

“문제있다” 외신보도 이후
우승사진 등 소식 모두 빼

베이징 = 정세영 기자

도둑이 제 발 저린다는 말이 어울린다.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공식 인스타그램(@beijing2022) 계정을 통해 출전한 선수들의 금메달 획득 소식을 전한다. 특히 중국 선수들의 메달 소식은 오성홍기를 들고 환호하는 사진 등을 곁들이면서 빠짐없이 소개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 7일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 금메달을 획득한 중국 런쯔웨이는 인스타그램에서 찾아볼 수 없다. 앞서 5일 중국의 혼성계주 금메달 소식은 오성홍기를 들고 환호하는 선수들 사진 등 총 3건을 올린 것과 대조된다. 조직위는 8일 스키 프리스타일 여자 빅에어 결선에서 중국에 3번째 금메달을 안긴 에일린 구의 ‘낭보’를 사진에 영상까지 곁들여 게재했다.

조직위가 인스타그램에 런쯔웨이의 소식을 전하지 않은 것은 ‘편파 판정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쇼트트랙 남자 1000m는 편파 판정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준결승에선 한국의 황대헌(강원도청)과 이준서(한국체대)가 1, 2조에서 1, 2위로 레이스를 마쳤지만 뒤늦게 진로를 변경해 상대를 방해했다는 황당한 이유로 실격됐다. 결승에선 헝가리의 사올린 샨도르 류가 1위로 레이스를 마쳤지만, 비디오 판독을 통해 2개의 페널티를 받아 역시 실격됐다. 런쯔웨이는 결승선을 지나기 전 샨도르 류의 어깨를 잡아챘지만, 심판진은 정상적인 플레이로 인정했다. 1000m에서 나온 판정을 두고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주요 언론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선수단은 8일 오전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1000m 준결승 판정에 대해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했다.

중국정부는 SNS를 통제하고 있다. 방화벽을 통해 인스타그램을 비롯해 유튜브, 페이스북 등 미국이 만든 SNS 접속을 차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