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근근무자에만 현금지급 가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배우자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업무추진비 유용’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이 후보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약 400만 원의 업무추진비를 측근들이 근무하는 비서실에 현금으로 지급한 것이 파악됐다.

행정안전부령에 따르면, 업무추진비 현금 지급은 ‘현장에서 근무하는 상근 근무자’로 제한된 만큼 규정을 위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8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후보는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2016년 5월부터 10월까지 비서실에 총 8차례에 걸쳐 380만 원의 업무추진비를 현금으로 지급했다. 2016년 5월엔 두 차례에 걸쳐 총 140만 원을 ‘비서실 직원 격려’ ‘비서실 직원 비상근무 격려’란 명목으로 현금으로 지급했다. 7·8월엔 각각 80만 원과 40만 원을, 9·10월에도 80만 원과 40만 원의 업무추진비를 현금으로 지급했다. 이 후보가 당시 측근들이 근무하는 비서실에 부적절한 현금 지급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당시 성남시 비서실엔 직원 14명이 근무했는데 이 중엔 법인카드 사적 유용 논란의 중심에 선 수행비서 배모 씨와 이 후보 최측근인 정진상 민주당 선대위 비서실 부실장도 포함됐다. 김 씨의 법인카드 사적 유용 논란과 관련해 제보자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이 후보 수행비서 출신 백모 씨 동생 등 다른 측근도 비서실에서 근무했다. 해당 현금이 구체적으로 어디에 쓰였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행안부령인 ‘지방자치단체 업무추진비 집행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업무추진비의 격려금(현금) 지급은 현장에서 근무하는 상근 근무자로 제한된다. 2010년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 서울시도 비서실 직원들에게 업무추진비를 현금으로 지급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소환조사까지 받았다. 검찰은 무혐의 처분을 내렸지만, 서울시는 행안부의 경고를 받았다. 비서실에 대한 업무추진비 현금 지급은 과거 성남시 의회에서도 문제가 제기됐는데, 당시 성남시는 문제가 없다고 맞섰다. 당시 성남시는 “비서실 직원도 (현장근무자인) 현업근무자로 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기인 성남시의회 의원은 “업무추진비로 현금을 지급할 수 있는 공무원은 현장에서 근무하는 상근 직원들로 한정됐다”며 “현금이 구체적으로 어떤 목적으로 쓰였는지에 대한 명확한 규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