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박은정 수원지검 성남지청장. 연합뉴스

“나경원 남편인 김재호 판사
기소 청탁했다” 나꼼수 제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관련 수사를 뭉갠 의혹을 받는 박은정 성남지청장은 지난 2012년 “나경원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의 남편 김재호 부장판사로부터 기소 청탁을 받았다”고 주장한 인물로 소개된 바 있다. 그런데 10년 뒤 박 지청장은 이 후보가 연루된 성남FC 후원금 의혹에 대한 경찰의 수사 보완 및 재수사 의견을 수용하지 않아 박하영 성남지청 차장으로부터 항의성 ‘양심 사직서’를 받아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2012년 2월 당시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나꼼수)는 “박은정 검사가 김 부장판사로부터 기소 청탁을 받은 사실을 말했다”고 주장했다. 나 전 의원 측이 2005년 경찰에 명예훼손 혐의로 한 네티즌을 고발한 사건을 말한다. 나 전 의원을 ‘이완용 땅을 찾아 준 판사’로 규정한 게시물을 꾸준히 올린 네티즌이 고발 대상이었다. 이에 김 부장판사가 검찰에 기소 청탁을 했고, 기소되자 판사인 동료들이 빠르게 사건을 처리했다는 게 주장의 요지다. 이를 나꼼수에 제보한 이가 사건을 맡았던 박 지청장이라는 것. 박 지청장은 당시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내가 저항하고 싶은 이유는 ‘사람’이고 싶어서”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박 지청장이 출산휴가 등의 이유로 사건을 맡을 수 없게 되자 10여 일 만에 다른 검사실에 재배당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정작 이 사건을 기소한 검사는 “어떠한 청탁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박 지청장은 별다른 해명 없이 검찰 내부망에 사직의 글을 올렸지만 결국 검찰을 떠나진 않았다.

나 전 의원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시 박 지청장이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메모’가 있다고 했지만 정작 공개하지 않고 휴가를 내 잠적했었다”며 “박 지청장은 양심 선언자가 아닌 나꼼수의 거짓 폭로 발단을 제공한 검사”라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2011년 10월 26일 열린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했었다. 선거 직전 ‘나꼼수’에 출연한 주진우 시사인 기자가 “나 전 의원의 남편인 김 판사가 검찰 관계자에게 나 전 의원을 비방한 네티즌을 기소해달라는 청탁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었으나 수사 결과 무혐의 처리됐다.

이해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