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충남 서산시와 태안군 일대 가로림만 바다 전경. 가로림만은 국내 최초의 해양생물보호구역으로 청정갯벌을 간직한 해양 생태계의 보고다. 충남도청 제공

보령해저터널 개통…충남도, 대규모 관광 프로젝트 활기

‘해양생태의 寶庫’가로림만
정부 차원서 해양정원 추진
북유럽 와덴해 갯벌처럼 운영

안면도 개발 컨소시엄 선정
2025년까지 총 1.3兆 투입
숙박·휴양레저시설 건립예정

홍성=김창희 기자

충남 서해안을 대규모 명품 해양 관광지로 만들기 위한 민·관 사업들이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해 연말 서해안의 관광지도를 바꿀 국도 77호선 보령 대천항∼태안 안면도 구간이 완전히 개통된 이후 서해선 철도, 서산 민항, 서부내륙고속도로 등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 속속 진척되면서 장기간 침체해 있던 이 지역 해양 관련 사업들이 활기를 띠고 있다.

25일 충남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대천항∼원산도 보령해저터널이 개통되면서 14.1㎞ 길이의 보령∼태안 국도 77호선이 개통됐다. 보령과 태안 사이는 승용차 이동시간이 종전 1시간 30분에서 10분으로 단축됐다. 3조8280억 원을 투입해 경기 화성 송산∼충남 홍성을 연결하는 90㎞ 길이의 서해선 복선철도는 8년간의 공사 끝에 내년 말 완전히 개통된다. 서해안의 여객, 산업지대를 연결하는 철도로 대중국 수출전진 기지인 서해안의 항만과 내륙의 물동량을 처리하는 철도로, KTX 운행도 검토되고 있다. 서산 공군 비행장에 민항을 설치하는 충남 서산공항 사업도 지난해 11월 정부 예비타당성 대상사업으로 선정되면서 탄력을 받고 있다. 사업비가 509억 원에 불과해 예비타당성조사 통과가 낙관적이다.

민간자본으로 건설되는 서부내륙고속도로 1단계 사업(평택∼부여 94.3㎞)은 2024년 말 개통 예정이다. 포화상태인 기존 서해안고속도로의 물동량을 분담해 서해안 도로망의 상습정체를 해소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미지 크게보기 안면도 개발 컨소시엄이 제시한 개발 계획 조감도.

충남 서해안권의 교통망이 크게 확충되면서 가로림만 해양정원, 안면도 관광지 개발 등 대규모 해양관광 프로젝트도 가시화하고 있다. 도는 세계 5대 갯벌 가운데 하나로, 서해 갯벌 중 보존상태가 가장 양호한 충남 서산·태안 일대의 가로림만을 정부 차원에서 ‘해양정원’으로 조성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최근 여야 주요 정당 대선 공약으로 가로림만 사업이 채택되는 등 청신호가 켜졌다.

가로림만은 다양한 해양생물의 서식·산란지로, 2017년 국내 유일의 해양생물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면적이 1만5900㏊, 해안선 길이가 162㎞에 이르고 해양생태 건강도가 국내 상위 25%에 드는 해양생태의 보고다.

충남도는 천혜의 가로림만 해양생태계를 체계적으로 복원·보전·활용하는 새로운 개념의 해양 정원을 조성해 우리나라도 북유럽 와덴해와 같은 세계적인 해양생태 관광 거점을 만들자고 수년 전부터 정부 측을 설득해왔다. 특히 올해 정부 예산에 설계비가 반영됐고, 예타 대상으로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가로림만 해양정원 사업은 네덜란드, 독일, 덴마크 등 ‘와덴해 3국’이 지난 1991년부터 와덴해 갯벌 공동관리체계를 확립해 보전 정책과 생태 관광을 통해 막대한 고용 창출과 관광 수입을 실현하고 있는 데서 ‘모티브’를 따왔다. 와덴해 갯벌은 자연적이고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최대한 유지하면서도 해마다 약 1000만 명의 생태 관광객이 방문해 연간 67억 유로의 경제 효과와 5만8000여 명의 지역 일자리를 창출하는 세계적인 해양생태 관광지다.

총 2448억 원(국비 63.5%, 지방비 36.5%)을 투입해 2026년까지 해양정원센터, 갯벌 정원, 해양생태학교, 점박이물범 전시홍보관, 등대 정원, 가로림만 투어버스 등의 해양관광 거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사업이 완료되면 일자리 창출 효과 2000여 명, 생산유발 효과 4693억 원 등이 기대된다.

충남도의 30년 숙원인 안면도 관광개발 사업도 최근 사업자가 선정되는 등 급진전 되고 있다. 294만㎡에 이르는 안면도 도유지를 활용해 세계적인 명품 휴양지로 만들겠다는 구상이 그동안 무산을 거듭해왔지만 이달 초 신세계건설, 메리츠증권 등이 참여한 ‘온더웨스트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명품 리조트 구축에 속도가 붙고 있다.

이들은 안면도 3·4지구에 2025년까지 총 1조3384억 원을 투입해 호텔, 콘도, 골프빌리지 등 1300실 규모의 숙박시설과 상가·18홀 골프장 등 휴양 레저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 밖에 안면도, 대천항과 육로가 열린 보령시 원산도에는 소노호텔앤리조트가 2253호실 규모의 숙박시설을 건립할 예정이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가로림만, 안면도, 원산도를 축으로 한 서해안 해양관광벨트를 세계적인 명품 체류형 관광지로 육성하고 있다”며 “2025년까지 관광객 4000만 명 유치를 목표로 잡고 있는데 이들의 접근성 향상과 투자 활성화를 위해 향후 5년 내에 서해안권 배후의 철도·국도·고속도로·공항 등 배후 교통망을 획기적으로 확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