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하면서 직원들에게 성희롱 피해를 알리고 가해자를 조심하라는 메일을 보낸 것은 비방이 아닌 공익 목적으로 명예훼손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대법관 노정희)는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A(여) 씨에게 벌금 3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동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4일 밝혔다.

유명 프랜차이즈 업체에 근무하던 A 씨는 지난 2014년 10월 술자리에서 기혼자인 팀장 B 씨가 보낸 ‘오늘 같이 가요’라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B 씨는 다른 직원들 몰래 A 씨의 손을 잡기도 했다.

1, 2심 재판부는 “사건 발생 당시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었는데 나중에야 이를 문제 삼으며 전 직원에게 메일을 보냈다”며 비방 목적이 있었다고 보고 벌금 30만 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A 씨가 보낸 이메일은 직장 내 성희롱 예방과 피해 구제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