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0일 서울 성동구 KT&G 상상플래닛에서 열린 짐 로저스와 온라인 대담에 앞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미지 크게보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연말정산 기본공제 200만 원 확대 등 생활밀착형 공약을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尹재명·李석열’ 데칼코마니 공약

남북문제 외엔 부동산·병역 등 정책 대립각 안보여
“전문성·비전 부족 탓”… 김동연 “이대론 나라 망해”

대선을 47일 앞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공약이 ‘데칼코마니’처럼 수렴하면서 정책적 차별성이 사라지고 네거티브나 이미지 중심 선거전으로 흐를 우려가 21일 제기된다. 가뜩이나 ‘비호감 대선’으로 불리는 이번 선거에서 중도층을 중심으로 ‘도대체 누굴 찍어야 하느냐’는 피로감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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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이 후보와 윤 후보는 같은 날 연말정산 관련 공약을 발표하며 월급쟁이 직장인 표심잡기에 나섰다. 이 후보는 “직장인들의 지갑을 조금이라도 두껍게 해드리겠다”며 “2022년 급여분부터 근로소득공제 금액을 상향하여 실질적인 소득을 늘려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자녀 세액공제는 물론 전·월세 서민층, 2030 청년 취업자를 대상으로 한 소득공제 혜택도 발표했다. 같은 날 윤 후보는 “근로소득세 인적공제 본인 기본공제액을 1인당 200만 원으로 인상하고, 신용카드·직불카드 사용액 소득공제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세부사항은 다르지만 ‘소득공제를 늘려 세금을 깎아주겠다’는 방향은 두 후보 간 차이가 없었다.

판박이 공약들도 있다. 윤 후보가 19일 “가상자산 투자 수익을 5000만 원까지 완전히 비과세하겠다”고 하자, 이 후보는 21일 ‘51번째 소확행 공약’으로 “가상자산 손실을 5년 동안 이월공제하고, 투자 수익은 5000만 원까지 비과세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선대위 정책본부장인 윤후덕 의원은 가상자산 투자 수익 과세 기준을 5000만 원으로 상향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반대로 지난달 24일 이 후보가 내놓은 병사 월급 200만 원 지급 공약은 윤 후보가 지난 9일 뒤따라 같은 내용으로 발표했다.

부동산 분야에서도 두 후보는 임기 내 주택 250만 호 공급, 거래세·보유세 완화 등 비슷한 해법을 내놓고 있다. 수도권 교통 정책도 경인선·경인고속도로 지하화, 광역급행철도 GTX 신설 등이 겹친다. 국내 정책과 달리 차이가 비교적 선명하게 드러나는 것은 북핵 문제 해결 등 대외정책 분야밖에 없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두 후보 자질 문제와 정책적 전문성 부족 때문에 네거티브 선거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도 “사회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고민이 없다 보니 비슷한 공약들이 나오고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 후보는 이날 영등포구 캠프 사무실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이대로 가면 나라가 망한다”며 “대통령선거 국면에 위기 극복 대안이나 미래비전은 보이지 않고 상대 후보의 치부 들추기, 네거티브에만 몰두하고 있다. 정말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