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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수진(여·29·언니)·권수정(동생) & 멧(29·형·미국), 제프(동생) 부부

저(수진)와 동생은 쌍둥이입니다. 그리고 쌍둥이 형제를 만나 결혼을 하게 됐어요. 시작은 지난 2018년 세계 여행에서였습니다. 중국 윈난(雲南)성에서 전 세계 1000쌍의 쌍둥이가 모이는 축제에 우연히 참여하게 됐습니다. 메인 행사는 쌍둥이들이 꽃차를 타고 도시를 행진하는 거였는데요. 저희 자매가 차의 가운데에 타고 뒤에는 미국인 쌍둥이 멧, 제프 형제가 탔습니다. 두 형제는 쿤밍에서 유학 생활 중이었고요. 형제와 축제 기간 내내 자주 마주쳤고, 저와 멧이 먼저 친해졌어요. 동생은 제프와 주로 대화를 했고요. 서로 통하는 상대가 달랐던 겁니다. 지금 생각해도 신기해요.

여행이 끝나고 저희는 뉴질랜드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났고, 멧과 제프 형제는 미국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러다 미국으로 오라는 초대를 받게 됐어요. 거리가 먼데도 ‘지금 만나러 가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어요. 그래서 미국에서 형제와 다시 만났고, 함께 여행하며 서로에 대한 호감을 키웠습니다. 알고 보니 형제는 저희를 처음 본 순간에 반했다고 해요. 여행 막바지에 저와 멧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연인이 됐는데요. 그 말에 동생도 제프와 “우리도 오늘부터 1일 할래”라고 외치며 같은 날 두 커플이 정식으로 사귀게 됐습니다.

이후 저희는 오랜 시간 장거리 연애를 했습니다. 코로나19로 어려움도 많았지만, 쌍둥이라서 잘 극복할 수 있었어요. 공통된 추억이 많아 동생과 이를 나누며 외로움을 이겨낼 수 있었거든요. 그리고 드디어 지난해 형제가 한국으로 오게 되면서 우선 혼인신고부터 하게 됐습니다. 결혼식은 올해 소규모로 올리게 될 것 같아요.

앞으로도 저희 부부, 행복하게 살려고 해요. 쌍둥이 자매, 쌍둥이 형제가 세상에서 가장 가깝고 중요한 존재임을 서로가 이해하고 배려해 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랍니다.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