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尹 어쩌나… 이준석(오른쪽) 국민의힘 대표(상임선대위원장)가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이준석·조수진 설전

이준석 “尹 기사 대응 잘 돼야”
조수진 “내가 왜 당신 지시받나”

尹 늑장사과·공룡 선대위 난맥
김종인 장악력 약화 등 실책에
尹 지지율 떨어져 총체적 난국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배우자 김건희 씨의 허위 이력 논란을 계기로 총체적 문제를 드러내며 ‘정권교체 위기론’을 키우고 있다. 이 문제를 바라보는 윤 후보의 인식과 대응 미숙, ‘공룡 선대위’ 오작동,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의 영향력 저하, 후보에게 직언하는 측근이나 참모의 부재 등 4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지난달 20% 포인트 가까이 벌렸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초박빙으로 좁혀졌다. 20일에는 급기야 선대위 회의 중 고성이 오가며 핵심 관계자들이 말싸움을 벌이는 사태도 벌어졌다.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준석 대표와 선대위 공보단장인 조수진 의원은 이날 오전 선대위 비공개회의에서 충돌했다. 조 의원이 “후보 전언이다. 사과했으니, 원내에서 잘 대응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자 이 대표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이런 기사 대응이 (먼저) 잘 돼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항의했다고 한다. 조 의원은 이에 “내가 왜 당신 지시를 받느냐. 난 후보 지시만 받는다”고 맞섰고, 이 대표는 “상임선대위원장(이 대표) 지시를 안 받으면 무슨 지시를 받는다는 거냐”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책상을 치는 소리, 고성이 회의실 밖으로 새어나갔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선대위 난맥상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고 평했다. 조직마다 유기적으로 굴러가야 하는데, ‘공룡 선대위’가 되며 소통이 단절됐단 의미다. 총괄상황본부와 후보비서실, 공보단, 대변인실이 정보를 공유하지 않고 제각각 대응에 나서면서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선대위에 수백 명의 정치인이 합류했지만 후보에게 직언할 수 있는 인물도 많지 않다고 한다. 한 선대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심각한 위기 상황임을 인식하는데도 후보에게 이를 직설적으로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전했다.

윤 후보의 대응도 여진을 일으키고 있다. ‘조국 흑서’ 공동저자 권경애 변호사는 전날(19일) 페이스북에 “조국도 처음에는 이유 불문하고 겸허히 사과했다. 마지못해 하는 오만한 사과는 하지 않느니만 못하다”고 비판한 바 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일단 경력위조 사실은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 이 정도 판단을 못 한다면 대통령이 된다 하더라도 문제”라고 지적했다.‘여의도 차르’로 통했던 김종인 위원장의 메시지가 힘을 받지 못하는 것도 윤 후보 위기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김현아·서종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