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고 이예람 중사 부친이 지난 10월 14일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열린 ‘공군 20전투비행단 성추행 피해자 고 이예람 중사 사망사건과 관련 초동수사 문제점 입증 증거자료 공개’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는 모습. 왼쪽부터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이 중사 부친, 김덕진 천주교인권위 상임활동가.뉴시스 제공

野 “특검 통해 군법무관 개혁,감사…국방장관 공군 법무실 관계자 엄중문책” 요구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녹취록 검사 5명 맞다…전역,전출자 포함”
전익수 공군법무 실장 “녹취록 내용 사실과 달라, 군인권센터 허위 고발”

공군 성추행 피해 사망자인 이예람 중사의 부친 이모 씨는 18일 “대통령의 엄중수사 지시에 항명한 자들을 이번 기회에 특검으로 다스려주실 것을 믿고 청와대 앞 1인시위로 대통령 답변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이 씨는 이날 오전 청와대로 가기에 앞서 가진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딸 이 중사와 유사한 성추행 사망 공군 18전투비행단 ‘ㄱ 하사’에 대한 공군의 은폐와 국방부의 부실수사 정황의 심각성이 최근 공군 군검사들 녹취록 공개 등을 통해 속속 드러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씨는 “국방부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수차례 대통령 면담을 요청했지만 공허한 메아리뿐이었다”며 “여군 지망자와 국방의 의무를 다하려고 하는 자녀를 둔 부모와 가족들을 더 이상 두려움에 떨지 않게 하도록 군통수권자가 결단을 내려주실 것을 요청하려는 것”이라고 청와대 앞 1인 시위 배경을 설명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녹취록에 등장하는 수사 검사들 5명이 맞고 1명은 전역, 1명은 다른 부대로 전출 간 인원”이라며 “녹음음성 파일이 있는 건 사실이고, 성범죄 피해자 사진 보고 내용 등 대화 내용이 굉장히 구체적으로 여러 정황과 연결돼 상당 부분 진술의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해 녹취록을 공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군인권센터는 전날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이 중사 사건 수사 책임자였던 전익수(준장) 공군 법무실장이 수사 초기 가해자를 불구속 수사하라고 직접 지시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한 바 있다.

이에 전익수 법무실장은 17일 언론 인터뷰에서 “녹취록에 나오는 ‘선임 군검사’란 직책이 당시에 없었고, 선임 군검사로 소개된 전 모 소령은 당시 군검사도 아니었으며, 공개된 녹취록 내용이 모두 사실과 다르다”며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들은 군검찰단 수사에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 만큼, 전 소령과 함께 우편으로 군인권센터를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국방위원인 강대식 의원은 “녹취 내용이 사실이라면, 천인공노할 일로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은 국민이 분개하고 있는 이 수사 상황에 대해 조속히 입장을 밝히고, 특검을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군법무관에 대한 강력한 개혁과 감사까지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같은 당 신원식 의원은 “어제 군인권센터가 공개한 녹취록과 주장이 사실이라면 전 실장에 대한 즉각적인 해임과 구속수사를 통해 이 중사의 성폭력 피해로 인한 사망 사건 관련 수사 방해 및 은폐 의혹의 진상을 낱낱이 밝혀내야 한다”며 “그 결과에 따라 국방부 장관과 국방부 검찰단, 공군 법무실 관련자들을 엄중 문책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현주 정의당 대변인도 17일 국회 브리핑에서 공군 법무실장이 가해자와 결탁한 상황에서 또다시 군검찰이라는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길 순 없는 노릇“이라며 ”국회는 이 사건에 대해 특검을 도입하고, 서욱 국방장관 해임안에 대한 논의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충신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