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평균가 12억 넘어
매물 늘지만 시장 영향 제한적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고가 1주택을 보유했지만 은퇴를 한 가구가 가장 큰 충격을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세 부담 때문에 일부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겠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했다. 종부세 공약 등으로 내년 3월 대선 결과가 부동산 시장의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보유세 증가로 근로소득이 없는 은퇴 가구가 가장 큰 피해를 볼 전망이다.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이 12억 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부동산 상승세가 계속될 경우 시세 기준 13억∼15억 원인 종부세 부과 대상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은퇴자 가구의 경우 보유세 부담으로 집을 처분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릴 여지도 크다. 공시가격은 건강보험료 산정 기준을 이루는 만큼 건보료 인상으로 이어져 은퇴 가구의 세 부담은 더 클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지만 전문가들은 보유세 증가에 따른 매물 증가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다주택자들 상당수가 매도 대신 증여에 나섰고 보유세만큼 양도소득세 부담도 크기 때문이다. 향후 집값 상승을 예상해 매도보다 보유하는 게 낫다는 인식이 여전한 것도 급매물 다수 출현에 회의적인 이유 중 하나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종부세가 강화됐다고 해서 지금 집을 팔겠다고 나서는 다주택자는 드물 것”이라며 “필요한 사람들은 이미 증여나 매도를 끝마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선 결과에 따라 부동산 시장이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종부세 부과 기준일 역시 6월 1일인 만큼 대선 결과에 맞춰 매물 보유 여부를 결정할 것이란 전망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내년부터는 공정시장가액 비율이 100%로 상향되는 데다, 올해 기록적으로 상승한 집값마저 반영될 예정”이라며 “대선을 전후해 주택 매각 혹은 보유의 큰 흐름이 결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