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응하자 “직접 조사”으름장
대검 간부도 “협조하라” 종용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 수사과정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검찰총장 시절 부속실에서 근무했던 직원에게 출석을 수차례 압박한 것으로 파악됐다. 윤 후보 관련 혐의가 특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단순 참고인 신분의 직원을 상대로 출석을 압박한 것에 대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대검의 친정권 성향의 간부까지 나서 직원에게 출석을 종용하고 있어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15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공수처는 윤 후보 부속실에서 근무했던 실무관 A 씨에게 전화와 소환장을 통해 출석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공수처가 고발장 작성·전달 당사자도 ‘성명 불상’ 형태로 표기하는 등 특정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조사를 받은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차장검사)과 윤 후보와의 연관성도 규명하지 못한 상황에서 총장 부속실 직원까지 조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취지로 거절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실상 윤 후보를 겨냥한 표적 및 짜맞추기 수사란 것이다. 그러자 공수처는 직접 대검으로 찾아가 조사를 하겠다며 재차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 측은 “수사 상황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공수처의 협조요청을 받은 이정현 대검 공공수사부장은 산하 과장실에서 근무 중인 A 씨에게 출석 협조를 지시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이 부장검사는 “책임자로서 공수처 수사에 잘 협조하라고 과장을 통해 전달했을 뿐 출석을 압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검찰 내부에선 “공수처와 대검 간부가 총장 부속실 실무관에게 출석을 압박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한 행위”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염유섭·이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