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이재명(왼쪽 세 번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李·尹 대선戰 ‘이슈선점 경쟁’

尹 “권력 업은 카르텔과 싸움
李, 대장동 사업 설계자” 직격

李 “미래에 대해 논의” 받아쳐
정책 차별화…대선 리드 전략
尹측 “회동 제안은 의혹 회피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 후 첫 평일인 8일 “이 나라의 미래를 놓고 국민의 삶을 진지하게 논의하자”며 윤 후보에게 1대1 회동을 제안하고 나섰다. 이 후보의 회동 제안은 야당의 ‘대장동 공세’에 맞서 ‘정책 대결’ 카드를 꺼내 들어 차별화를 시도하는 동시에 대선 정국을 이끄는 후보라는 인식을 심어주려는 전략인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범보수 진영을 넘어 중도·탈진보 세력을 아우르는 ‘반(反)대장동 게이트 연합’을 추진해 온 윤 후보는 “이번 대선은 대장동 게이트의 몸통과 싸우는 부패와의 전쟁”이라며 이 후보를 직격했다. 윤 후보 캠프 측은 이 후보의 ‘1대1 회동’ 제안은 대장동 게이트 등을 회피하기 위한 꼼수 제안이라는 입장이다.

내년 3월 9일 치러지는 20대 대통령 선거가 4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 이 후보와 윤 후보가 이슈 선점을 위한 메시지 대결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정치 세력 간에 정권을 놓고 하는 경쟁을 넘어서서 누가 국민 삶을 낫게 하는지 민생경쟁을 해야 한다”며 “과거에 대한 청산도 중요하고 범법에 대한 처벌도 중요하지만 그걸 넘어서서, 그걸 포함해서 국민의 삶에 더 집중해야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대선 과정이 역대로 가장 많은 정책 토론이 이뤄진, 미래를 놓고 희망과 비전 논쟁의 장이었단 평가를 받았으면 좋겠다”며 “각자가 가진 철학과 가치, 비전과 정책, 실력과 실적을 수시로 대비하고 논쟁할 수 있는 장으로서 주 1회 정도 정책 토론의 장을 한 번 가져보자”고 제안했다.

반면 윤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 처음 참석해 “대장동만이 아니라 드러난 것은 빙산의 일각”이라며 “정치권력을 등에 업은 카르텔과의 싸움이 만만치 않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이날 공개된 언론 인터뷰에서 “내가 현직 검찰총장이었으면 벌써 (대장동 사건은) 수사가 끝났다”며 “대장동은 설계 자체가 배임 범죄의 완결”이라고도 강조했다.

이 후보와 윤 후보의 대선 후보 선출 직후 첫 행보도 차이를 보였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공식 일정에 돌입했다. 현충원 방문에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도 함께 참석했다. 윤 후보는 참배 후 방명록에 “선열의 뜻을 받들어 국민 승리의 시대를 열겠다”고 적었다. 반면 이 후보는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다음 날인 지난달 11일 국립대전현충원을 참배한 바 있다. 이 후보의 행보를 두고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된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참배를 둘러싼 정치적 논란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후민·송정은 기자

이미지 크게보기 윤석열(앞줄 가운데)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실로 이동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