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어느 오후 미얀마 중부 도시에서 검문소를 관리하던 병장 흐텟 아웅(23)은 페이스북에 올라온 탈영 독려 게시물을 본 이후 3주간 밤잠을 설치며 고민한 끝에 지난 9월 탈영했다. 그는 현재 다른 탈영병들과 함께 반군에 합류해 군부 저항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2월 1일 쿠데타로 군부가 정권을 잡은 이후 2500명 이상의 미얀마 군인과 경찰들이 탈영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 보도했다. 미얀마 민주진영 국민통합정부(NUG)는 군인과 경찰들의 탈영을 적극 유도하고 있으며, 탈영병들에게 쉼터를 제공하는 ‘국민의 품’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탈영병 출신 활동가들이 운영하는 또 다른 단체인 ‘국민군’도 페이스북 등 디지털 홍보를 통해 탈영을 독려하고 있다.

이 같은 탈영 움직임이 군부의 결속을 위협하진 않지만 그만큼 일반 병사들의 사기가 저하돼 있다는 신호로 분석된다고 WSJ는 해석했다. 국민군의 한 관계자는 “지난 10년 동안 민주주의를 경험한 젊은 병사들은 현 군부에 대한 충성심이 낮다”고 말했다.

하지만 탈영의 위험은 크다. 장기간의 징역형을 받을 수도 있고 사살될 가능성도 있다. 군부도 군인들의 휴대전화 접속 기록을 감시하는 등 군인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미얀마 군부는 여전히 강력한 군사력을 점하고 있으며 이는 반군부 진영의 군대보다 훨씬 막강해 지금과 같은 탈영 움직임으로는 그 균형이 쉽게 바뀌지는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탈영 움직임은 군부의 우세를 뒤집으려는 다차원적 노력의 중요한 한 축이라고 NUG 관계자는 전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