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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北 등 기후취약國 11곳 지목

31일 열리는 ‘COP26’ 앞두고
국방·백악관 등 일제히 보고서
기후변화 틈탄 中 영향력 확대
국가안보 악영향 가능성 경고

워싱턴 = 김남석 특파원

미 국가정보국(DNI)이 21일 “기후변화가 미국의 국방자산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북한을 비롯한 11개국을 기후변화 대응능력이 떨어지는 취약 국가로 분류했다. 또 미국의 최대 경쟁국으로 떠오른 중국이 “기후변화 위기를 틈타 영향력을 확대하고 이득을 취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DNI, 백악관, 국방부, 국토안보부 등은 오는 31일 열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를 앞두고 기후변화가 국가안보에 미치는 위험을 지적하는 보고서를 이날 일제히 발표했다. 특히 중앙정보국(CIA)을 비롯한 17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DNI가 기후변화와 국가안보의 연관관계를 인정하는 보고서를 낸 것은 처음이다.

먼저 DNI는 ‘2040 기후변화와 미국 국가안보에 대한 도전 증가’ 보고서에서 “기후변화로 재해가 증가할 경우 각국의 정치불안과 국가 간 갈등이 확산하면서 미국의 안보이익에 해를 끼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기후변화 대응에 취약한 국가로 북한 등 11개국을 지목했다. 아시아에서 북한과 함께 인도·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미얀마가 꼽혔고, 중남미의 과테말라·아이티·온두라스·니카라과·콜롬비아, 중동의 이라크 등도 거론됐다. 특히 DNI는 북한에 대해 “열악한 사회기반시설과 자원관리는 홍수와 가뭄에 대처하는 능력을 약화시켜 만성적인 식량부족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진단하면서 북한 같은 국가에 기후변화 대응능력을 구축하는 것이 미국의 국익에 대한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지적했다. 또 DNI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해 “중국·인도가 핵심적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감축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도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방부가 이날 공개한 ‘국방부 기후위기 분석’ 보고서는 “중국이 기후변화를 기회 삼아 영향력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국방부는 “우리는 괌과 마셜제도, 팔라우에 중요 국방자산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곳들은 기후변화에 취약하다”며 “중국 같은 경쟁자들이 기후변화를 통해 이득을 취하려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백악관도 별도의 성명 및 보고서를 통해 “기후변화는 미국의 국가안보 이익에 미칠 위험을 더욱 키울 것”이라면서 “미국과 유럽의 전략 부재 속에서 중국·러시아 등이 기후이민과 관련한 정치적 불안을 해결하려는 국가에 직접 지원을 제공해 영향력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