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CJ대한통운이 지난해 11월 택배업계 최초로 배송 현장에 도입한 1t 전기 화물차. CJ그룹 제공

■ 친환경이 경쟁력이다 - (12) CJ그룹, 핵심 경영 이념으로

제일제당, 3R 패키징 정책 수립
자연→식탁→자연 선순환 공표

대한통운, 업계 첫 전기車 택배
2030년 1600대 모든 차량 전환

ENM커머스 “과대포장 없애자”
비닐테이프·플라스틱 포장 줄여

친환경을 향한 CJ그룹의 움직임을 지켜보면 창업 이념인 ‘사업보국(事業報國)’을 떠올리게 한다. CJ의 핵심 주력 사업이 소비자와 늘 호흡을 같이하는 식품 등 유통 분야이다 보니 친환경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CJ의 핵심 경영 이념으로 숨 쉬고 있는 듯하다.

이제는 보통명사처럼 된 ‘햇반’ ‘풀필먼트’ 등을 앞세워 대한민국 식문화와 유통 서비스의 한 축을 세워온 CJ는 앞으로도 다양한 친환경 활동을 통해 새로운 산업 트렌드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CJ그룹은 지난 2분기 지주회사인 CJ주식회사는 물론, 주요 계열사들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위한 조직을 만든 바 있다. CJ제일제당이 지난 4월 ESG위원회를 설치했으며 CJ주식회사, CJ대한통운, CJ ENM 등도 5월에 조직을 신설해 본격적인 친환경 행보에 나섰다.

이미지 크게보기 CJ대한통운 직원들이 지난 4월 폐플라스틱 업사이클링을 통해 제작한 친환경 ‘ECO+ 유니폼’을 입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CJ그룹 제공

◇친환경 R&D 기업 CJ제일제당=CJ제일제당은 국내 유통업계를 대표하는 친환경 연구·개발(R&D)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7일 CJ제일제당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보면, CJ제일제당은 2020년 한 해 1497억 원을 R&D에 투입했다. 동종업계인 A사 302억 원, B사 273억 원, C사 203억 원 등 국내 다른 식·음료 기업들과 현저히 큰 격차를 보였다. CJ제일제당의 사업은 모두 친환경과 연결돼 있는 만큼 지난해 투자한 1500억 원은 사실상 친환경 R&D 비용인 셈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16년 지속 가능한 패키징 정책을 수립했다. 친환경 포장 설계(Redesign), 재생 가능한 소재 사용(Recycle), 자연 기반 친환경 원료 사용(Recover) 등 3R 패키징 정책을 통해 햇반 용기의 구조를 변경하고 100% 물로 만든 보랭재를 사용하는 등 변화를 시도했다.

지난해엔 ‘자연에서 소비자 식탁으로, 다시 자연으로 되돌리는(Nature to Nature)’ 선순환 체계 구축을 공표하고 이를 실현하는 활동에 돌입했다. 모든 환경에서 생분해되는 바이오 플라스틱 소재(PHA) 생산에 착수해 지난 4월 세계 최초로 실제 제품(행복한 콩두부 묶음)에 적용하기도 했다. CJ제일제당 측은 2019년 551t, 지난해엔 1019t의 플라스틱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CJ대한통운, 전기 화물차 시대 오픈= CJ대한통운은 지난해 11월 택배업계 최초로 배송 현장에 1t 전기 화물차를 투입했다. 당시 경기 군포와 울산에 두 대씩 총 4대를 투입했다. 올 연말까지 28대를 추가 도입할 계획이다. 한발 더 나아가 CJ대한통운은 오는 2030년까지 보유·임차하는 차량 100%를 전기차나 수소차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교체되는 차량은 총 1600대에 달한다. CJ대한통운은 친환경 물류 현장 조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최근 폐플라스틱 업사이클링을 통해 제작한 친환경 ‘ECO+ 유니폼’ 2000벌을 현장 직원에게 배포한 바 있다.

해외에서도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베트남 물류 자회사 CJ제마뎁은 메콩 델타 지역에 위치한 냉동 물류센터 지붕에 4.8MWp(메가와트피크) 규모의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했다. 총 1만880개의 태양광 모듈이 설치됐는데 단일 지붕 설비 규모로는 베트남 최대 규모다. CJ대한통운은 최근 유엔 우수사례 국제 친환경 인증인 ‘GRP’에서 물류기업 최초로 최우수등급(AAA)을 획득하며 국제적 인정까지 받았다.

이미지 크게보기 CJ제일제당이 지난 4월 세계 최초로 모든 환경에서 생분해되는 유일한 바이오 플라스틱 소재인 ‘PHA’를 적용한 두부 묶음 제품. CJ그룹 제공

◇CJ ENM커머스 “과대포장을 막아라”=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쇼핑이 급부상한 가운데 CJ ENM커머스 부문은 매출이 성장함에 따라 친환경 문제에 대한 고민도 커지고 있다. 박스를 감싸는 비닐테이프 및 플라스틱 포장재, 보랭재 등을 줄이는 것이 친환경을 추구하는 회사의 큰 과제가 된 것이다. CJ ENM커머스 부문은 지난 2017년 7월 업계 최초로 비닐 에어캡 대신 종이 완충재와 친환경 보랭 패키지, 종이 행거 박스를 도입했다. 재활용이 어려운 비닐 테이프 대신 접착제가 필요 없는 ‘에코 테이프리스 박스’를 유통업계 최초로 포장재에 적용하기도 했다. 올 9월부터는 직매입 상품 포장재를 비닐에서 친환경 종이테이프로 교체해 올해 안에 전환을 완료할 계획이다. 또한, 과대 포장을 방지하기 위해 협력사에 포장 가이드를 제공하는 ‘에코 캠페인 투게더’도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 6월엔 역시 유통업계 최초로 손쉽게 분리 배출이 가능하도록 ‘이지 오픈 테이프’를 도입했다고 CJ 측은 전했다.

한승아 CJ그룹 ESG 담당 상무는 “기업 경영에 있어 친환경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면서 “CJ만의 진정성 있는 실천을 통해 ‘필(必)환경’을 선도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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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