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두산이 주도해온 수소연료전지발전 분야가 친환경 에너지 핵심 기술로 급부상하고 있다. 사진은 두산퓨얼셀이 연료전지 주기기 114대를 공급한 대산 수소연료전지발전소 모습. 두산 제공

■ 친환경이 경쟁력이다 - (13) 두산, 에너지 신사업 박차

퓨얼셀, 인산형연료전지 주력
내년 매출 1조5000억원 목표

㈜두산은 건물·주택용에 집중
고체산화물연료전지 기술 개발

중공업, 내년 액화플랜트 건설
블루수소 등 청정수소 생산 속도

글로벌 기업들이 미래 수소 경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을 준비하는 가운데 두산은 이미 수소연료전지 발전과 수소 생산 등 친환경 에너지 기술 기반 신사업을 현실화하며 수소 경쟁에서 앞서나가고 있다.

수소연료전지 발전분야에선 두산퓨얼셀이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국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수소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을 통해 전기와 온수를 동시에 생산하는 고효율의 친환경 발전 시스템이다. 두산퓨얼셀은 두산이 지난 2014년 미국의 발전용 연료전지업체 클리어엣지파워를 인수한 이후 ㈜두산의 사업부로 있다가 2019년 인적분할했다. 두산퓨얼셀은 인산형연료전지(PAFC)를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PAFC는 발전효율이 높지만 연소 과정이 없어 질소산화물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최근 3년 연속 신규 수주액 1조 원을 달성한 두산퓨얼셀은 2023년에는 매출 1조5000억 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두산 관계자는 “국내 발전용 수소연료전지 공급자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두산이 보유한 연료전지 기술 포트폴리오는 다양한 수요에 대처할 수 있어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업계의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두산은 정부뿐 아니라 다른 업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수소 관련 차세대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두산퓨얼셀은 한국가스공사와 함께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 지원하는 정부-공기업에너지 연구·개발(R&D) 협력사업으로 ‘트라이젠’을 개발하고 있다. 트라이젠은 수소와 전기, 열을 동시에 생산할 수 있어 수소와 전기를 함께 충전할 수 있는 복합 충전소, 온수 공급 및 지역난방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

두산은 최근 수소연료전지 연구·개발(R&D) 전문 회사 두산에이치투이노베이션을 설립해 차세대 연료전지로 손꼽히는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 기술을 개발 중이다. 800도 이상 고온에서 작동하는 SOFC는 다른 연료전지 타입에 비해 전력 효율이 우수한 연료전지 발전 시스템 가운데 하나다. 전력 효율이 높아 열을 제외하고 전력만 필요한 발전 환경에서 선호된다. 두산은 일반 제품보다 200도가량 낮은 620도에서 작동하는데도 전력 효율이 뛰어나고 기대수명까지 개선된 SOFC를 개발할 계획이다. 두산퓨어셀이 산업용에 집중하는 반면, ㈜두산은 퓨얼셀파워BU라는 사업부를 통해 건물·주택용 연료전지를 만들고 있다. 최근 세계 최고 수준의 전력 발전효율을 지닌 건물·주택용 10㎾급 SOFC를 개발한 바 있다. 크기는 기존의 5㎾ 이하급 SOFC 제품들과 비슷해 같은 발전효율을 내면서도 설치공간은 50% 이상 절약할 수 있다. 제품 출시는 2022년 예정이다. 미국 수소시장에서는 두산퓨얼셀아메리카를 앞세워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두산퓨얼셀아메리카는 두산퓨얼셀과 같은 PAFC를 주력제품으로 하고 있다.

두산은 수소의 활용과 유통뿐 아니라 생산과 관련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블루수소, 그린수소 등 청정수소 생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2년 완공을 목표로 창원 공장에 건설 중인 수소액화플랜트에서는 블루수소를 생산, 활용할 예정이다. 블루수소는 천연가스 등에서 수소를 추출할 때 발생하는 탄소를 포집·저장함으로써 탄소 배출을 최대한 줄인 공정을 통해 생산된 수소를 말한다. 두산중공업은 고효율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기술을 적용해 블루수소를 생산할 예정이다.

풍력 발전을 이용한 그린수소 생산도 제주도에서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차세대 원전인 소형모듈원전(SMR)을 활용한 청정수소 생산도 검토 중이다.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와 원자력 발전은 전력 생산 시 탄소 배출이 없어 청정수소 생산을 위한 전력 공급원으로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세계 5번째로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개발에 성공한 두산중공업은 수소가스터빈 개발 분야 사업 영역도 확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5월부터 독자기술로 5㎿급 수소가스터빈용 수소 전소 연소기 개발을 진행 중이며 한국기계연구원과는 300㎿급 수소가스터빈용 수소 혼합연소기도 개발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자회사인 두산메카텍을 통해서도 수소 기자재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두산메카텍은 지난 2019년 매립지, 발전소, 석유화학 플랜트 등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활용한 수소 생산 기술을 보유한 미국 기업 리카본에 지분을 투자해 기술 확보에 나섰다. 두산메카텍은 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올해 초 탄소 자원화 및 수소 사업을 전담하는 수소공정장비(HPE) 사업을 신설했다. 또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당진화력발전소 탄소 자원화 국책과제에 참여해 가스분리공급기 제작을 완료하고 공급을 앞두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수소의 저변 확대를 앞두고 수소 충전용 저장용기 개발을 마치고 본격적인 사업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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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민 기자 j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