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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석 국회의장에 표명키로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해 “일부 신설조항이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언론 자유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고 판단돼 입법 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표명하기로 결정했다.
17일 인권위는 “지난 13일 열린 전원회의에서 정치적 성향이나 이념과 다른 비판적 내용을 전달하는 언론 보도나 범죄, 부패, 기업 비리 등을 조사하려는 탐사 보도까지 징벌적 손해배상 대상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언론 보도에 대한 위축 효과를 가져올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인권위는 “언론 책임성을 강화하려는 개정안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기본권 제한에 요구되는 ‘과잉금지의 원칙’이나 ‘명확성의 원칙’ 등이 엄격하게 준수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개정안이 규정하는 허위·조작보도의 개념이나 징벌적 손해배상의 성립요건과 관련된 고의·중과실 추정 조항의 경우 개념이 추상적이고 불명확하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허위·조작보도’의 개념에는 적어도 △허위성 △해악을 끼치려는 의도성 △정치적·경제적 이익을 얻으려는 목적 △검증된 사실 또는 실제 언론 보도가 된 것으로 오인하게 하는 조작행위 등 요건이 포함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구체적으로 기존 불명확하고 추상적인 요건을 담은 고의·중과실 추정 조항은 삭제하고 당사자 간 입증 책임을 적절히 조절하도록 하는 별도 조항을 마련해야 한다는 개선 방안도 제시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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